[현장리포트]김광현은SK연패끊기전문투수!

입력 2009-07-2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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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현. 스포츠동아DB

22일 문학구장. SK 선수들은 일제히 양말을 길게 올려 신고 유니폼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 올린 채 한화전에 나섰다.

이른바 ‘농군 패션’이다. 어색해 보이는 게 당연했다. 바지를 짧게 자른 뒤 고무줄을 집어넣는 게 정석인데, 원래 긴 바지를 그저 접어 올리기만 했으니 말이다.

그래도 이들이 단체로 변신을 감행한 이유는 단 하나. ‘SK의 절박한 의지를 보여 주겠다’는 선언이었다. 7연패를 간신히 끊은 뒤 다시 이어진 3연패. ‘디펜딩 챔피언’인 이들에게는 위기를 벗어나고 말겠다는 투지가 불타올랐다.

선발 등판한 에이스 김광현의 머리카락도 짧았다. 스스로는 “날이 더워서 짧게 잘랐을 뿐 큰 의미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새 각오를 다질 때 가장 자주 선택하는 방법이 바로 ‘삭발’ 혹은 이에 가까운 ‘단발’이다. 마침 이 날은 김광현의 스물 두 번째 생일. 경기 전 수많은 팬들로부터 선물 세례를 받은 덕분인지 힘도 넘쳐 보였다.

SK는 초반부터 한화의 새 용병 연지를 맹폭했다. 채 몸이 풀리기도 전에 볼넷 두 개를 얻어냈고, 이호준이 3점포를 작렬했다. 그리고 곧바로 박정권-윤상균-나주환의 연속 안타가 나왔다. 1회부터 5득점. 김광현의 어깨도 가벼워졌다. 8회까지 4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 김광현의 투구수는 딱 100개. 힘 들이지 않고 따낸 시즌 12승(2패) 째였다. 그러고 보면 SK가 7연패를 끊던 날 역시 선발투수는 김광현이었다. 최근 10경기에서 거둔 2승이 모두 김광현의 손에서 나온 것이다. SK는 또 한번 한숨을 돌렸고, 김광현은 다승 단독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문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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