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감독‘영건들위한조언’
“젊은 투수들은 손민한을 닮아야 한다.”22일 잠실구장. 두산 김경문 감독이 롯데 손민한(34)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민한은 5월 7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뒤 8경기에 등판해 5승(2패)을 거뒀다. 21일 운명의 잠실 경기에서는 5이닝 2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꽁꽁 묶는 역투를 보였다. 그러나 손민한은 이날 정상 몸 컨디션이 아니었다. 1회에도 선두타자 고영민에게 중월홈런포를 맞는 등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삼진은 1개도 잡아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3회와 4회 타자들을 삼자범퇴 시키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인 건 제구력 덕분이었다.
○힘보다는 컨트롤이 우선
김경문 감독은 2-14라는 스코어로 대패했지만 전날 경기에 대해 “손민한이 잘 던졌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이 꼽은 손민한의 장점은 컨트롤. 실제 손민한은 팔색조 변화구를 구사하는 국내 몇 안 되는 투수다. 구속이 빠르지는 않지만 컨트롤된 포심·투심 패스트볼과 커브, 체인지업, 포크(스플리터), 슬라이더 등 구종이 다양해 맞춰 잡는 피칭이 가능하다. 로이스터 감독이 손민한을 두고 “한국의 그렉 매덕스 같은 선수”라고 극찬할 정도다.김 감독은 “투수는 타자와의 싸움에서 밀고 당기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손민한의 볼배합은 탁월하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아웃을 잡아내는 것도 제구가 잘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선수들이 힘으로만 던지려고 하고 스피드만 빠르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투수라면 가장 먼저 제구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볼 던진 후 전광판을 보지 마라
김 감독의 일침은 비단 두산 투수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올해 각 구단에서 투수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젊은 선수들이 대거 마운드를 장악했다. 그러나 제구력보다는 직구 스피드에 의존한 투수들이 대부분인 게 현실이다. 대표적으로 한화 선발 유원상은 시속 140km 후반대 구속을 자랑하지만 직구 위주의 단조로운 구질과 제구력 난조로 시즌 방어율 5.89를 기록 중이다. 김혁민(7.67) 역시 팀이 8개 구단 중 가장 좋지 않은 선발진 방어율을 기록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KIA 마무리 한기주는 150km의 빠른 볼을 가지고 있지만 4사구를 남발하며 번번이 ‘불쇼’를 선보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 시즌 ‘타고투저’ 현상이 극심한 이유 중 하나로 투수들의 부진이 꼽힌다. 김 감독은 “젊은 투수들은 공을 던진 후 전광판을 보지 말아야 한다”며 “마운드 위에서는 스피드에 신경 쓸 일이 아니라 볼 하나하나에 정신을 집중해 타자와 싸워 이기려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잠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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