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아침편지]이땅의엄마들이여,자기건강은자기가챙깁시다

입력 2009-08-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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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신종 플루 감염자 뉴스를 들으면서 우리 애들 예방접종 할 건 다 했나하고 갑자기 걱정이 됐습니다. 예방접종 수첩을 꺼내보니 큰 애는 일본뇌염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고, 둘째는 소아바미 접종을 해야 해서 서둘러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순서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저쪽에서 저보다 10년은 어려보이는 의사선생님이 저한테 오시더니 이러시는게 아니겠어요? “저… 저기 아주머니, 제가 이런 말씀드린다고 기분 나쁘게 생각 마시구요, 건강검진 한번 꼭 받아보세요”

제가 놀라서 왜 그러냐고 되묻자, “아주머니 안색이 너무 창백하세요. 그러니까 꼭 검진 받아보세요”라고 재차 당부하는 겁니다. 제가 잘 가는 동네 내과에서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 이 의사는 제 얼굴만 보고 어떻게 알아서 그런 소리를 하는 건지 생각할수록 의사 말이 자꾸 거슬렸습니다. 그래서 퇴근한 남편에게 낮에 있었던 일을 얘기해 줬죠. 남편은 “그래도 의사들이 우리들보다 낫지 않겠어? 예방하는 게 좋은 거니까, 한번 다녀와 봐”라고 말했습니다.

남편까지 의사 편을 드니까 살짝 서운하더라고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검진을 받아보기로 마음먹었는데요. 아무리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돈 걱정이 돼서 말이죠. 고민 끝에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집 근처 보건소로 갔습니다.

검진 받은 지 일주일 후, 다시 보건소를 찾았더니 담당자가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며 연계되어 있는 종합병원의 내과를 가라고 하는 게 아니겠어요. 저는 생각지도 못한 결과에 놀라서 무슨 문제라도 있냐고 물었습니다.

의사 선생님 말씀이 빈혈이 일반인에 비해서 아주 심하다며 ‘철 결핍성 빈혈’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유는 다양하니까 얼른 세밀한 검사를 통해 원인부터 파악해야 된다고 했습니다. 철분제를 먹어본 적 없다는 제 말에 기절할 만큼 놀라시면서 어쩜 그리도 자기 몸에 무심하냐고, 여자라면 수치가 정상이어도 철분제를 복용해야 한다며 나무라더라구요. 그러고 보면 애들한테는 키 크라고, 아프지 말라고, 걱정돼서 우유에 비타민에 각종 영양제를 꼬박꼬박 챙겨 먹이는데 저는 어쩌다 종합비타민제 하나 먹어볼까 하다가도 돈이 아까워서 망설이다 말았지 뭡니까.

가슴이 철렁하면서 남의 일인데도 자기 일처럼 저한테 말씀을 해주신 그 의사선생님이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지금 저는요, 여러 검사 끝에 내과에서 처방해준 약이 한주먹입니다. 알고 보니 전 원래 창백하지도, 흰 피부도 아닌, 악성 빈혈 환자 였더라구요.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요, 앞으로 저처럼 자기 몸에 무지하게 살고 있는 아줌마는 대한민국에서 저 하나로 족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아이와 남편한테 쓰는 관심의 10분의 1이라도 본인한테 쓰시구요. 영양제 아끼지 말고 남편 거 살 때 본인 것도 사세요. 우리 모두 자기 건강은 자기가 지키는 건강한 주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부산 진구|이은희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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