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좌완특급김광현“욕심없다!…시즌막판컴백”

입력 2009-08-1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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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스포츠동아 DB

부상후첫만남…우려했던골절은아니어서다행붕대풀었지만공만쥐면통증이
다치고 나서 처음 만났다. 예상보다 훨씬 밝았다. SK 김광현(사진)의 천성이 원래 낙천적이란 느낌을 받았다. 13일 오전 재활군에서 만난 그는 “(현재 보직은 투수가 아니라 합숙소) 사감이에요”란 촌철살인 한마디로 던지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을 압축했다.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복귀시점 빠를 것

김광현은 이틀 전 병원을 다녀왔다. 최종 진단은 골타박상. 가장 우려했던 골절이나 뼈에 금이 간 중상은 아니어서 붕대는 푼 상태. 그래도 왼손엔 고정테이핑이 감겨 있었다. 아직도 통증이 남아있다고. 닿기만 해도 아픈 상황. “이상하게도 공만 쥐만 통증이 도진다”라고 농담 섞어 말했다.

그러나 더 이상 병원에 갈 일은 없다. 통증만 사라지면 바로 피칭 훈련에 돌입한다. 시즌아웃 얘기도 나왔었지만 이젠 정규시즌 막판 복귀도 가시화된 정황. 원체 살찌는 체질이 아닌데다 재활군에서 하체와 복근 강화에 집중하고 있어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있었다.

○“쉬어야죠. 그런데 마음이 편치 않네요”

야구를 시작한 지 10년째. 처음 당한 부상이다. 이젠 좋은 쪽으로 받아들이려 애쓰는 기색이 역력했다. “2006년 한국시리즈부터 아시아시리즈, 올림픽 예선·본선, 정규시즌, WBC까지 쉬지를 못했다. ‘휴식이 필요했다’고 생각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요즘 SK 야구를 보면 자꾸 걸린다. 특히 군산에서 KIA에 9회말 끝내기 역전 만루홈런을 맞고 패한 경기를 보곤, “정규시즌 막판 KIA전은 꼭 한번 던져야겠다”란 투지가 샘솟는다. 재활을 마치면 숙소에 가서 TV로 야구를 챙겨봤는데 “다음 주부턴 문학구장에 나가서 직접 보겠다”고 말했다. 에이스가 돌아갈 곳은 마운드란 운명을 직시하듯.

○타이틀 욕심은 버렸다. 에이스는 그저 던지고 싶을 뿐

부상 탓에 김광현의 성적은 12승2패 방어율 2.80(138.1이닝) 112탈삼진에서 멎었다. 아직도 다승, 승률, 방어율 1위지만 타이틀이나 MVP는 마음을 비웠다. “다승, 승률은 (송)은범이 형이 타야지요. MVP도 은범 선배 밀어주세요. 저는 팬들이 왼손 골든글러브 만들어준대요”라고 웃었다. 다만 방어율 분야에선 “작년 KIA (윤)석민이 형처럼 (최종전에 방어율 1위를 만족시키는 이닝만 채우고 내려오는) 해볼까요?”라며 살짝(?) 욕심을 내비쳤다.

인터뷰 후 박상열 코치 지도 아래 투구폼 교정 훈련을 받던 김광현은 글러브 끼고, 야구공을 쥐고 랜디 존슨 투구폼을 흉내내 가득염 이승호 등 선배들을 웃겼다. “아∼ 160km 던지고 싶다”란 장난 속에서 대한민국 에이스의 바람을 읽을 수 있었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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