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어로즈 우완 김수경(30)은 30일 롯데전 직전 ‘뭘 굳이 보려하느냐’란 멋쩍음을 담은 미소와 함께 유니폼 상의를 살짝 걷어 올렸다. 왼쪽 복부에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었고, 그 주변은 검붉게 물들어 있었다.
바로 전날, 롯데전 선발로 나서 2회 강민호의 직선타구에 맞은 흔적이었다. 타구가 어찌나 셌으면 복부에 맞고 튄 공을 2루수 김일경이 잡아 아웃시킬 수 있었다. “야구를 시작한 이래 그렇게 빠른 공은 처음이었다. 글러브로 잡으려 생각은 했는데 공이 보이지도 않더라. 하마터면 (타구에 손을 맞고 쓰러진) 김광현 될 뻔했다”고 떠올렸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살집이 많은 곳에 볼이 날아왔기에 따끔하고 말았다”며 김수경은 웃었다. “이때를 대비해 뱃살을 찌운 것”이라고 베테랑다운 여유도 보였다. 실제 김수경은 통증을 무릅쓰고 6회까지 4실점 역투했다.
투수진 리더의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 왜 히어로즈가 여기까지 버틸 수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단초였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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