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달인’페리재결위원활약-일본인기수토시유키·남아공마틴
경마장에 가면 한국인들 틈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경마에서 재결위원이라는 직종은 경주의 전 과정을 감시하고 공정성을 지키는 심판 같은 역할이다. 매 경주마다 수십 억 원의 돈이 걸리는 경마에서는 가장 핵심적인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서울경마공원의 제임스 페리(37)도 재결위원 중 한 명이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수석 재결위원이었던 페리는 평지 경마는 물론이고 마차경주, 개 경주 재결위원까지 섭렵한 ‘경주심판의 달인’이다. 그는 국제적 수준에 부응하는 심의방법을 한국경마에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마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기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서울경마공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본인 기수 토시유키 가토(38)는 올해 6월 서울경마공원에 데뷔한 이래 71전 3승, 2착 3회(09.08.30 까지)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한 때 서울경마공원에 일본인 기수 열풍을 일으켰던 쿠라카네 이쿠야스(33· 2007.7∼2009.4까지 한국에서 활동)의 뒤를 이을 채비를 하고 있다.
부산경남경마공원에는 외국인 기수들이 훨씬 많다. 남아공 출신의 스티븐(36) 기수와 마틴(36) 기수, 일본 출신 에이키(33) 기수 등 총 세 명이 활동하고 있다.
외국인 기수들은 말몰이가 섬세하고 마필의 능력을 자연스럽게 끌어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국내 기수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한국마사회가 글로벌 인재를 해외에서만 끌어오는 것은 아니다.
내부에서도 2개 국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할 수 있는 바이링구얼(bilingual-이중언어구사자) 인재들을 발굴해 요소에 배치하고 있다. 경마선진화팀의 나성안 차장(46)은 일본 수의축산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일본통으로, 전 세계 매출 1위를 자랑하는 일본 중앙경마회(JRA)의 전문가들과 수시로 전화를 주고받는다. 미국 루이빌 대학에서 경마산업을 연구했던 탁성현 차장(40)은 해외 경마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하여 한국경마시스템의 혁신 작업을 진행 중이다.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