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약주고물먹인두산미워”

입력 2009-09-0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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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윤석민 [스포츠동아 DB]

전날 3.1이닝 10실점 데뷔 최악
‘방어율왕 2연패’ 사실상 물거품


‘약 주고 병 주는’ 얄궂은 인연. 두산과 ‘윤석민(23·KIA) 방어율’의 관계를 설명하는 가장 알맞은 표현이다.

방어율 타이틀 2연패에 도전하던 윤석민은 5일 광주 두산전에서 발목을 잡혔다. 3.1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10안타 10실점.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실점이다. 2.79였던 방어율은 순식간에 3.46으로 치솟았다. 윤석민이 앞으로 예상되는 선발 등판 세 번을 모두 완봉승(27이닝 무실점)으로 끝낸다 해도 한계점은 2.82. 시즌을 접은 SK 김광현(2.80)을 넘어설 수 없다. 단 한 방에 ‘넉다운’이다.

양 팀 모두 좀처럼 믿기 힘든 결과였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6일 “나도 깜짝 놀랐다. 선수들이 평소에 안 하던 걸 하더라”면서 “그 전에는 KIA전 두 경기에서도 6점을 못 내더니, 갑자기 1회에만 홈런 두 방을 터뜨리고 빗맞은 타구도 다 안타로 만들어내면서 6점을 뽑으니 감독으로서도 어이없는 웃음만 나왔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윤석민에게 방어율 1위에 대한 희망을 안겨준 상대 역시 두산이다. 윤석민은 8월 30일 잠실 두산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단숨에 방어율 1위로 진입했다. 그런데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상황이 ‘절망’으로 바뀐 것이다.

사실 지난해에는 두산이 오히려 윤석민의 도우미 역할을 했다. 지난 시즌 막바지에 SK 김광현(2.39)에게 추월당했던 윤석민은 시즌 최종전이던 10월 4일 광주 두산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져 방어율 2.33으로 생애 첫 타이틀을 따냈다. 역시 ‘인생사 새옹지마’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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