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먼저 찾나? ‘등지고 하늘보기?’ 1회초 2사 후 두산 고영민(오른쪽)이 파울플라이를 친 뒤 SK 포수 정상호와 동시에 하늘을 바라보며 타구를 찾고 있다. 문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우천취소…3개팀의손익계산서
SK는 슬쩍 웃는다. 두산은 심기가 불편하다. KIA는 당황스럽다. 13일 플레이오프(PO) 5차전이 우천 순연된 뒤 3팀의 ‘손익계산서’를 정리하면 대충 이렇다.
먼저 SK. 노게임 확정 직후 철수하는 투수 윤길현은 “완전 생큐”라며 웃었다. 첫째, 0-1로 밀리던 흐름을 끊었고 둘째, 몸이 아픈 자신을 비롯해 불펜 전체가 꿀맛 같은 하루 휴식을 벌었기 때문이다.
반면 SK 김정준 전력분석팀장은 “김이 샜다”고 진단했다. 2연패 뒤 2연승의 흐름이 끊겼다는 우려로 들렸다. 다만 김 팀장은 “내일(14일) 이기는 팀이 한국시리즈(KS)에서 유리해졌다”란 분석을 꺼냈다.
SK만 봐도 14일만 이긴다면 15일 휴식 뒤 16일부터 개시되는 KIA와의 KS 1·2차전에서 선발 원투펀치 글로버-카도쿠라를 정상 투입할 수 있어서다. 두산 역시 14일 세데뇨를 소진해도 금민철-홍상삼-김선우 등 선발을 투입할 여지가 발생한다.
SK 김성근 감독은 우천순연이 양 팀에 미칠 향후 영향에 앞서 “승패를 떠나 깨끗한 운동장에서 겨뤄야 공평하다”란 특유의 원칙론을 들고 나왔다.
비바람에 벼락까지 내리치는 환경에서 다치거나 감기라도 걸리면 KS를 앞두고 치명적일 뻔했다.
반면 두산은 앞서고 있던 -그것도 회심의 카드였던 ‘4번타자’ 김현수의 선제 홈런으로- 상황이 무효가 돼버렸기에 허탈하고 불편할 수밖에.
참고로 이번 PO는 1∼4차전 모조리 선취점을 낸 팀이 이겼다. 게다가 4번 김현수 5번 김동주 등 새 타선 조합이 노출돼 버린 셈이니 더 속 쓰리다. “통보를 못 받았다”고 해명했지만 두산 김경문 감독이 우천순연 직후 인터뷰 장에 오지 않고 바로 철수해버린 것도 이런 심정을 반증한다. 14일 선발로 예고한 세데뇨가 13일 공을 친 금민철보다 SK에 주는 위압감이 작은 부분도 악재다.
SK-두산이 하루 더 붙는다고 기다리는 KIA가 희희낙락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일단 5차전이 14일로 늦춰졌어도 원칙적으로 PO 종료 뒤 하루 휴식은 무조건 유효하다.
결국 애당초 15일 예정됐던 KS 1차전에 모든 포커스를 맞춰서 준비했을 텐데 16일로 하루 미뤄졌으니 컨디션 조절만 곤란하다. SK-두산의 13일 경기가 2회초에 중단됐으니 체력소모도 기대할 수 없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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