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에 짜릿한 연장승
인터뷰실에 들어온 삼성생명 이호근(44) 감독의 넥타이는 시원하게 풀려있었다. 마치 삼성생명의 목을 옥죄던 신한은행을 제친 상황을 설명하듯.삼생생명은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신한은행에 무릎을 꿇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상대전적도 1승7패. 삼성생명의 가슴 속에는 응어리가 있었다. 일종의 2등 콤플렉스.
11일까지 이번 시즌 8연승을 달리며 1위(8승1패)를 달리고 있었지만 무언가 허전했다. 유일한 패배를 안긴 팀이 2위 신한은행(7승2패)이었기 때문이다.
12일 안산 와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THE Bank, 신한은행 2009∼2010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삼성생명전. 하은주(202cm)와 최윤아(168cm)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신한은행은 강팀 이었다 . 4쿼터까지 70-70으로 평행선.
1차 연장. 풀타임(50분)을 소화한 삼성생명 이미선(30)과 박정은(32)의 발은 다소 무뎠다. 박정은(16점·7리바운드·6어시스트)은 경기가 끝난 뒤 “링거 주사라도 맞으러 가야 할 것 같다”며 미간을 찌푸릴 정도였다.
삼성생명은 1차 연장 종료 1분15초를 남기고 75-78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이 고비서 왼 발목 부상으로 벤치에 실려갔던 혼혈선수 킴벌리 로벌슨(15점·7리바운드)이 번뜩였다. 탁월한 1대1 능력을 지닌 로벌슨은 4점을 연달아 넣으며 승부를 2차 연장으로 몰고 갔다.
‘정신적 지주’ 전주원(11점·7어시스트)이 5반칙으로 빠진 신한은행은 급격히 무너졌다. 결국 89-81로 삼성생명의 9연승. 로벌슨은 “얼음을 대면 (부상은) 괜찮다. 디펜딩 챔피언에게 꼭 이기고 싶었다”며 투혼을 불살랐다.
환한 미소로 버스에 오르는 이미선. “체한 것이 다 내려간 것 같다”는 그녀의 짧은 소감이 이날 승리의모든 의미를 담고 있었다.
안산|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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