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관왕 서희경 새여왕 우뚝…19세 유소연 2인자 성장

입력 2009-11-23 16:5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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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 본 2009 KLPGA
한국여자골프(KLPGA) 투어가 22일 끝난 ADT 캡스 챔피언십을 마지막으로 2009 시즌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4관왕의 위업을 달성한 서희경(23·하이트)이 새로운 지존으로 등극한 가운데 유소연(19·하이마트)이 2인자 자리를 굳혔고 이정은(21·김영주골프), 이보미(20·하이마트), 임지나(22·잭니클라우스) 등 새로운 얼굴이 스타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6승을 쓸어 담으며 차세대 지존으로 급성장한 서희경은 신지애(21·미래에셋)의 공백을 메우며 KLPGA 투어의 흥행을 주도했다. 특히 시즌 막판까지 유소연과 상금, 다승왕 대결을 벌이면서 흥미 유발에 성공했다.

서희경. 사진제공 | KLPGA



▲서희경 KLPGA ‘지존’ 등극

올 시즌 서희경의 활약은 대단했다.

5승 중 3승을 메이저대회에서 따냈다. 18개 대회에 출전해 컷오프는 단 한 차례도 기록하지 않았다. 안정된 기량이 돋보였다.

시즌 초반 롯데마트여자오픈과 한국여자오픈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독주채비를 갖추는 듯 했던 서희경은 시즌 중반 무서운 10대 유소연의 반격에 주춤했다.

유소연이 단숨에 4승을 챙겨 상금과 다승왕을 예약했다.

5월 중반 이후 9월까지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하던 서희경은 찬바람이 불면서 다시 정상 컨디션을 찾았다. 10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서며 막판 4개 대회에서 3승을 따내는 무서운 뒷심을 보였다.

10월과 11월 두 달간 2억9752만원의 상금을 따내면서 상금, 다승, KLPGA 대상, 최저타수상까지 싹쓸이에 성공했다.

유소연. 사진제공 | KLPGA



▲유소연 아름다운 조연


지난 5월,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펼쳐진 9홀의 연장 혈투는 올 시즌 KLPGA 투어 최대의 명승부 중 하나다.

동갑내기 라이벌 최혜용과 펼쳐진 대결에서 유소연은 끈질긴 승부근성을 발휘하며 첫 우승 따냈다. 우승 이후 유소연은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에쓰오일챔피언스, 하이원컵 채리티여자오픈까지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지존 등극을 노렸다.

이후 손가락 부상 등에 시달렸던 유소연은 시즌 막판 서희경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확실한 스타로 인정받기엔 충분했다.

신지애의 미국 진출로 인기 하락을 우려했던 KLPGA 투어는 서희경과 유소연이라는 두 스타의 경쟁으로 새로운 볼거리를 낳았다.

이정은(왼쪽), 이보미, 임지나. 사진제공 | KLPGA



▲이정은, 이보미, 임지나 뉴 페이스


이정은은 김영주골프여자오픈과 KLPGA선수권 우승컵을 차지하며 새로운 강자 대열에 합류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꾸준함이 장기다.

특히 9월 KLPGA선수수권에서 54홀 최소타, 최다 언더파 기록인 18언더파 198타를 작성하며 우승, 실력을 인정받았다. 상금랭킹은 작년 28위에서 올 해는 4위로 무려 24계단 상승했다.

이보미는 단 한번의 우승으로 스타대열에 합류했다. 8월 열린 넵스마스터피스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곱상한 외모까지 더해져 인기 상한가를 쳤다. 임지나와 이현주(21·동아회원권)의 활약도 눈부셨다. LG전자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해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뗐다. 안선주(22·하이마트)는 2승을 보탰지만, 서희경과 유소연의 활약에 밀려 상금랭킹 3위에 만족해야 했다.

반면, 지난해 3승을 챙겼던 김하늘(21·코오롱엘로드), 홍란(23·먼싱웨어)의 동반부진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독주 언제까지 이어질까


KLPGA 투어에서는 올해도 독주가 이어졌다.

지난 3년 간 투어를 싹쓸이했던 신지애의 미국 진출로 새로운 스타들이 대거 탄생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갔다. 서희경과 유소연은 18개 대회 중 9승을 나눠가졌다. 나머지 9개 대회를 7명의 선수가 나눠가졌다.

남자골프인 KPGA 투어의 최다승이 2승인 점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KLPGA 투어에서 독주가 계속되는 이유는 상위 랭커들의 해외진출이 가장 큰 이유다. 정규투어와 더불어, 드림투어(2부), 점프투어(3부), 시니어투어까지 운영할 정도로 선수 층이 넓지만 상위 랭커가 많지 않다. 2~3년 정도 국내투어에서 활약하다 기회가 되면 해외로 진출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해외 진출을 서두르는 선수들이 많다. 지난 8월 일본여자골프 1차 퀄리파잉스쿨에는 한국선수들이 무려 16명이나 참가했다.

KLPGA 투어는 연간 20개 안팎의 대회가 열린다. 단일 투어로는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많다. 억대 상금을 딴 선수는 15명이나 된다.

다행인 점은 내년 시즌부터 반가운 얼굴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는 것. 홍진주(26·SK에너지)와 조령아(25), 임성아(25) 등이 국내 복귀를 앞두고 있다. 배경은(24)도 미국과 국내투어를 병행할 예정이다. 선수 층이 두터워지면 몇 년간 지속된 독식 현상도 줄어들 전망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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