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 신태용 감독(가운데)의 무전기는 마치 알라딘의 요술램프처럼 승리를 불러오고 있다. 그 효험은 1위 전북과 붙는 결승전에서도 유효할까?스포츠동아DB
K리그 챔피언십 최대 이슈 ‘무전기 매직’
사샤 퇴장후 4-4-1 변화 라돈치치 골 연결전남전 ‘선수비 후역습’작전도 한방에 적중
포항전 4-4-2로 전술변경…상대벤치 현혹
K리그 챔피언십의 최대 이슈는 성남 신태용 감독의 ‘무전기 매직’이다. 서해(인천)와 남해(전남)를 찍고, 아시아를 집어삼킨 동해(포항)의 파도마저 뛰어넘은 신 감독의 무전기 매직이 화제다. 최종 관문인 챔피언결정 1차전(2일·성남종합운동장)을 앞두고 열린 감독 기자회견에서 전북 최강희 감독이 “무전기에 비해 휴대폰이 편하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세간의 관심도 각별하다. ‘무전기 매직’의 비밀을 신 감독으로부터 직접 들어봤다.
○6강 PO 인천전
좋지 못한 출발이 전화위복이 됐다. 하프타임 직전, 호주 출신 센터백 사샤의 퇴장에 항의하다 벤치에서 쫓겨난 신 감독의 무전기는 그 때부터 위용을 뽐냈다. 곧바로 지시한 게 4-4-1 포메이션. 라돈치치를 원 톱에 남기고 나머지는 중원부터 디펜스까지 채우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결정은 탁월했다. 라돈치치는 연장 전반 10분 장학영의 크로스를 헤딩골로 연결했다. 위기도 있었다. 수비수 조병국이 연장 후반 퇴장당해 9명이 싸우게 된 것. 관중석에 있던 신 감독의 무전기는 멈췄다. “말하면 뭐해. 애들이 알아서 잘하던데.” 이후 벤치가 받은 것은 딱 하나. “(정)성룡이에게 빨리 필드 유니폼 입히고, (김)용대 투입해!” ‘깜짝 전술’이 제대로 연출됐다.
○준PO 전남전
이날 신 감독은 전술보다는 심리전에 주안점을 뒀다. 정규리그 기간 중 수비 위주 전술을 펼쳐온 전남이 성남 수비진의 공백을 파고들기 위해 ‘강공’을 할 것이 예상됐기 때문. 신 감독은 “선 수비-후 역습 전략을 썼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확히 먹혔다. 성남이 공격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했던 전남은 몰리나의 그림 같은 ‘포물선 헤딩골’을 내준 뒤 당황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전남의 공세에 어려움을 겪자 참을 수 없던 신 감독이 한 마디 했다. “왜 우리가 서둘러? 볼을 계속 돌려. 급한 쪽은 어차피 쟤네들이야.”
○PO 포항전
‘원조 매직’ 파리아스의 허를 정확히 찔렀다. 평소 4-3-3 전략이 아닌 4-4-2 포메이션으로 선발진을 구성한 것. 일단 상대 벤치에 혼동을 준 성남은 장학영이 퇴장당한 뒤 일방적으로 몰리는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날 벤치는 풀백 대체자원 고재성을 투입하자고 건의했다. 그러나 신 감독은 중원 요원 김철호를 수비에 배치했고, 교체 카드를 아껴 상대혼란을 가중시켰다. “포항이 아마 우리가 선수를 교체한다고 생각할거야. 기다려 봐. (파리아스) 생각대로 될까?” 신 감독은 “결과론이지만 우리가 졌다면 ‘교체 타이밍’이 패인이 됐다고 비난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무리한 교체를 하다 밸런스가 흐트러질 위험성을 감안해야 했다”고 승부처가 된 순간을 설명했다.
성남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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