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흠뻑 젖은 자카르타

입력 2009-1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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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비가 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텍(JITEC)에서 ‘레전드 오브 레이니즘’ 공연을 열어 5000명의 관객을 적셨다. 사진제공 | 제이튠 엔터테인먼트

테러 위협에도 꿋꿋이 공연…최고 36만원 좌석 거의 매진
비가 3일 오후 8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텍(JITEC)에서 공연을 벌였다. 약 5000명이 모인 가운데 벌어진 이번 공연은 비의 아시아 투어 ‘레전드 오브 레이니즘’의 일정 중 하나.

비의 자카르타 공연은 인도네시아에서 상업공연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다. 비의 콘서트 입장권 가격은 최고 300만 루피아(36만원)였고, 이등석과 삼등석도 각각 200만 루피아(24만원), 150만 루피아(18만원)에 달했지만 거의 매진됐다. 인도네시아 대졸자 평균임금이 200만 루피아인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가격이다.

다른 동남아 국가보다 한류가 약한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한국가수의 공연이었고, 입장료도 미국 유명 팝스타 수준으로 높아 일부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관객동원에 성공함으로써 한국 가수들의 상업공연 가능성을 열었다. 더구나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뮤지션이나 해외스타의 공연이 입장료보다는 후원사의 지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의 공연이 갖는 의미는 더욱 크다.

아울러 비의 콘서트는 자카르타 시민들에게 국가 정체성에 대한 자신감 회복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7월 폭탄 테러로 인해 영국 프리미어리그 인기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와 팝스타 리아나 공연이 잇따라 취소됐다.

그래서 비의 공연 일정이 잡혔을 때도 현지에서는 ‘과연 비가 올까’라며 반신반의했다. 그래서 입장권 판매가 잘 되지 않다가 비가 일찌감치 11월30일 입국하자 300만 루피아짜리 좌석이 매진되는 등 매표상황이 급격히 좋아졌다고 한다.

한편 비는 4일 자카르타에서 일본으로 출국, 6일 도쿄 국제포럼에서 팬미팅을 가진 후 7일 오후 4시35분 대한항공 KE704편으로 귀국한다. 영화 ‘닌자 어쌔신’ 미주 지역 프로모션을 위해 11월 11일 워싱턴DC로 떠나 한 달여만의 귀향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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