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인천도원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대한항공의 신영수가 현대캐피탈의 블로킹 장벽을 피해 강 스파이크를 시도하고 있다. 인천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3-0 완파
감독 바뀐뒤 2연승…상위권 발판
대한항공은 지난 달 3일 천안에서 벌어진 현대캐피탈과의 1라운드에서 5세트 14-11로 앞서다가 15-17로 역전패했다. 다 잡은 승리를 입 속으로 삼키지 못하고 내뱉은 꼴이었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도 “거기서 뒤집어진 대한항공이나 뒤집는 우리 팀이나 매한가지다”고 혀를 찼을 정도.
후유증은 컸다. 대한항공은 이후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LIG손해보험과의 ‘4강 대결’에서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하고 결국 하위권으로 처졌다.
13일 홈에서 다시 현대캐피탈을 만난 대한항공 선수들은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대한항공이 인천 도원시립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09∼2010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33-31 28-26 25-23)으로 완파했다. 대한항공은 지난시즌부터 이어져 온 현대캐피탈 전 7연패를 마감하는 동시에 올 시즌 6승5패를 마크하며 3위 현대캐피탈(7승4패)과 승차를 좁혔다. 연이은 패배로 진준택 감독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신영철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는 개편을 단행한 뒤 10일 우리캐피탈(3-0 승)에 이어 천적 현대캐피탈마저 잡고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김학민. 신 감독대행은 1세트 8점을 올린 밀류세프가 지친 기색을 보이자 2세트 초반 주저 없이 김학민을 투입했다. 승부수는 적중했다. 김학민은 2세트 21-23으로 뒤진 상황에서 강타로 1점을 보탠 뒤 24-24에서 허를 찌르는 재치 있는 서브득점으로 상대 기를 꺾었다. 대한항공은 26-26에서 신영수의 오픈공격과 앤더슨의 범실을 묶어 1세트에 이어 2세트도 듀스 끝에 따냈다. 김학민은 3세트에서도 10점을 올리며 이날 팀 최다인 16점에 공격성공률 60.87%%의 순도 높은 활약을 선보였다.
센터 진상헌 역시 한양대학교 시절부터 손을 맞춰 온 세터 한선수와 안정된 호흡을 자랑하며 고비 때마다 번개 같은 속공플레이로 11점을 기록했다. 현대캐피탈은 앤더슨이 18점을 올렸지만 주포 박철우가 10점(공격성공률 37.5%%)에 그친 게 아쉬웠다.
신영철 감독대행은 “오늘은 이기고자 하는 선수들의 의지가 상대보다 훨씬 강했다”고 평했고, 김학민은 “언제라도 교체 투입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었다. 상대 높이를 빠른 세트플레이로 공략한 게 주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호철 감독은 “고비 때마다 범실이 나와 자멸했다. 박철우는 특별히 컨디션이 안 좋은 건 아닌데 상대 신영수와 맞붙으면서 높이에서 조금 부담을 가진 것 같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한편, 이어진 경기에서 우리캐피탈은 풀세트 접전 끝에 신협상무를 3-2로 누르고 2승(9패)째를 따냈다.
인천|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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