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 ‘아이리스’ 시작과 끝 “이병헌과 사탕키스 설레었고 재밌었죠”

입력 2009-12-18 20: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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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아이리스’의 주인공 김태희.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먹던 사탕을 어떻게? 난 비위 좋아
‘열애설’ 알고 있었지만 신경 안 써
연기력 칭찬 난생 처음 얼떨떨해요
“이런 칭찬은 처음…, 매우 기쁘다”

어려운 숙제를 끝낸 것처럼 그녀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거기다 ‘A+’ 성적표까지 받았으니 누구보다 좋아했다.

17일 막을 내린 KBS 2TV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여주인공 최승희역을 맡아 열연했던 김태희. 드라마 종영 다음날인 18일 그녀를 만났을 때 2월부터 무려 10개월 간의 대장정을 마친 직후여서 그러¤ 체력저하로 인한 감기에 시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태희의 얼굴에는 “기대이상이라 놀랍다. 결과가 좋아서 정말 기쁘다”며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 연기력 논란?

김태희는 그동안 영화, 드라마에서 뚜렷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것과 관련해 예쁘게 잘 포장된 ‘CF스타’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아이리스’에 캐스팅 됐을 때도 ‘잘할 수 있을까’하는 사람들의 의구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동안 노력이 부족했나 보다. 연기력 논란에 대해 지적을 많이 받았다. 부족한 부분을 잘 알고 있는데 어김없이 얘기가 나오니까 조금은 속상하더라. 다른 한편으로는 이것도 관심의 한 부분이고 더 열심히 하라는, 더 잘되기 위한 지적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10회 때 연기한 거친 액션신과 연기에 대해 좋게 평가한 기사들이 나올 대 굉장히 놀랐다. 연기에 대해 칭찬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얼떨떨했지만 기뻤다. 물론 그러면서도 언제 또 이러다 밑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했다.”

 김태희.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 이병헌과 열애설

김태희는 ‘아이리스’에서 이병헌과 연기한 로맨틱한 사탕 키스, 애정신 등이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드라마에서 가장 많은 베드신을 연기해 이병헌을 좋아하는 여성 팬들과 그녀가 로망인 남성 팬들에게 ‘심한(?)’배신감을 들게 했다.

그녀는 “일본 아키타에서 찍은 멜로 신이 예쁘게 그려져 가장 인상에 남는다”며 “극중 상황이 연애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커플이어서 생각했던 것만큼 어색하지 않고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또 화제가 된 이병헌과의 ‘사탕키스’에 대해서도 “설레는 기분으로 즐기면서 재미있게 촬영했던 것 같다. 먹던 사탕이라 주위에선 신종플루를 걱정했지만 나는 비위가 좋은 편이다”고 웃었다.

사랑에 빠진 연인들을 너무 ‘리얼’하게 표현했던 탓일까.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그녀와 이병헌과의 열애설이 방송가에 떠돌았다.

“일반 시청자들과 팬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는 것을 들어봤다. 하지만 스태프들이나 관계자들이 옆에서 보면 다 알지 않나. ‘저 사람들이 이상한 낌새가 있다’라는 그런 게 전혀 없었다. 걱정을 많이 안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아니까.”


● 뛰어난 미모도 때론 부담

이병헌과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이병헌이 그녀를 보고 한 눈에 반한다는 설정이 있었다. 누가 봐도 어색하지 않는 이 장면이 정작 본인은 “너무 어색했다”고 털어놓았다.

“날보고 첫 눈에 반해서 ‘삐리리’ 전기가 통하는 장면이었다. 의식을 하면 안되는데, 부담이 많이 됐다.”

초롱초롱 빛나는 눈과 오똑한 코, 야무진 입술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예상보다 미모에 대해 너무 겸손했다.

김태희는 “어떤 캐릭터에 있어서는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부담스러울 때가 더 많다”며 “눈코입이 큼직큼직하다보면 격한 감정을 연기하는데 몰입이 안 될 때가 있다. 얼굴표정과 대사의 밸런스를 맞추는 게 눈코입이 큰 사람들한테는 어려움이다”라고 말했다.

 김태희.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 손예진 대타

최승희 역은 처음엔 그녀 몫이 아니었다. 여주인공 역에 손예진이 먼저 순위에 올랐으나 그녀가 고사하면서 김태희에게 돌아갔다.

김태희는 “그분이 하셨으면 더 잘했을 것이다”라며 “아이리스 작품이 기획된다는 기사를 보고 무조건 내가 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캐스팅 1순위가 아니었다. 다행이 내게 돌아와서 ‘덥썩’물어서 다행이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 다음 작품은 송승헌이나 원빈과....?

그녀는 다음 작품은 순수정통멜로 연기를 하고 싶다는 바램을 밝혔다.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처럼 잔잔하고 애잔한 느낌을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다. 정통멜로 장르를 못해본 ‘한’이 있어서 조금이라도 젊을 때 꼭 해보고 싶다.”

멜로는 상대 남자가 있어야 한다.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은 남자 연기자를 꼽아달라고 하자 그녀는 “‘4대천황’의 이병헌 장동건 송승헌 원빈 가운데 굳이 꼽자면 이병헌 씨는 한번 해봤고, 장동건 씨는 애인이 있으니까 빼고, 송승헌이나 원빈 중에 결정할까?(하하하)”


● 나를 깨는 중

한 감독은 그녀에게 ‘늦둥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고 한다. 김태희는 스스로에 대해 “센스도 좀 없고 철도 늦게 든거 같고 받아들이는데 좀 느리다”라고 했다.

성격이 세고 주관이 강해서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누구보다 상처를 잘 받아서 다치지 않게 방어벽을 쳐놓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기를 시작하고 고민이 많았다. 이 길에 대한 확신이 없어 답답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상처도 많이 받으면서 나를 가둬뒀다. 하지만 나도 배우로서 조금의 가능성이 있겠구나 하는 부분을 발견하고서 이렇게 갇혀 있으면 안되겠다고 느꼈다. 성격이 날카로워지고 예민해졌지만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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