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담은 ‘땅거지 옷’ 입혀도 눈부셔”

입력 2009-12-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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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덕여왕’에서 명장면으로 꼽힌 미실의 유리잔 연주 장면. 사진제공 | MBC

‘선덕여왕’ 숨은공신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여배우들 목아플까 밤낮 가벼운 가체 연구 골몰
가슴뭉클한 미실의 최후와 유리잔 연주 ‘명장면’
‘이들이 없으면 선덕여왕도 없었다!’

드라마 ‘선덕여왕’의 성공은 화려한 스타들의 힘으로만 이뤄진 것은 아니다. 드라마 곳곳에서 묵묵히 함께한 스태프의 땀과 노력으로 평균 시청률 40%%의 대작이 탄생할 수 있었다.

신라시대의 화려한 궁궐을 비롯한 세트와 소품을 총괄한 미술 프로듀서 유현상 씨, 그리고 미실, 덕만, 비담, 유신 등 시청자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주인공들의 멋진 자태를 각각 의상과 머리 스타일로 창조해 낸 의상 담당 이혜란 씨와 헤어 담당 이은영 씨 등 3명은 ‘선덕여왕’ 성공의 숨은 공신들이다.

시각적인 미를 책임진 유현상 씨는 드라마 촬영이 시작되기도 전인 4월부터 경기도 용인과 일산, 경북 경주의 야외 세트장을 오가며 땀을 흘렸다. 그래서 그는 “드라마의 성공을 보면서 함께 고생한 스태프들의 노고가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이은영 씨는 사극이라면 꼭 등장하는 가체로 인해 늘 가슴을 졸였다. 워낙 액션이 많은 드라마다 보니 가체가 머리에 온전하게 있는 경우가 드물었던 것. 특히 여자 출연자는 가체의 무게 때문에 목의 통증을 호소해 그녀의 애를 태우기도 했다. 이은영 씨는 “그래서 늘 가벼운 가체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 옛날 사극에 비하면 가체 무게가 반은 줄어든 셈이다”고 설명했다.

엄청난 분량의 의상을 챙겨야 했던 이혜란 씨는 많은 출연자 가운데 소위 ‘옷 발’이 잘 받는 배우로 미실 고현정과 비담 김남길을 꼽았다. 그녀는 “김남길은 허름한 누더기를 입혀 놓아도 빛이 나는 배우였고 고현정도 의상의 멋스러움을 더하는 외모였다”고 평가했다.

이들 드라마의 숨은 공신 3인방이 꼽은 드라마의 명장면도 남달랐다.

유현상 씨와 이은영 씨는 2회에 등장한 미실의 유리잔 연주 장면을 최고의 장면으로 꼽았다.

유현상 씨는 “영상과 음악이 어우러져 명장면이 탄생됐다. 카메라 앵글도 좋았고, 안무, 미술 요소까지 완벽한 장면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은영 씨 역시 “미실의 감정이 너무 잘 표현된 장면이다. 이 날 촬영을 위해 유리잔 구하기 소동이 일어났을 정도다”고 회상했다.

이와 달리 이혜란 씨를 미실의 최후를 가장 감동적이고 슬픈 장면으로 선정했다. 그녀는 “스태프들이 드라마를 챙겨 보는 것이 더 힘든데 1회부터 끝까지 한 회도 놓치지 않고 봤다. 미실의 마지막은 보는 이를 너무 뭉클하게 했다. 옆에서 본 고현정의 노력을 알아서인지 더욱 슬프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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