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새내기 매니저 시절… 스스로 조금씩 터득하면서 일을 해나가는 과정을 항상 격려해주었고 어떤 이가 내가 어리고 경험이 적다는 이유로 조금이라도 무시하려 들면 ‘내 매니저‘라며 언제나 당당디 말해준 여자. 그 뒤로 15년을 함께 한 여자.’
전자는 배우 전도연이고 후자는 김혜수이다.
이들의 오랜 매니저로 일했던 박성혜 전 싸이더스HQ 본부장은 두 여자를 그렇게 기억하며 추억했다.
이들 뿐만 아니라 지진희, 임수정, 하정우, 이종혁, 윤진서 등 숱한 스타들의 성장과 좌절, 희망과 아픔을 지켜보며 그 절반을 함께 겪은 박성혜 전 본부장이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매니지먼트 경험을 담아낸 책 ‘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부제:스타를 부탁해, 씨네이십일)를 펴냈다.
박성혜 본부장은 1990년대 한국 연예 매니지먼트의 산증인이면서 주역이자 이후 한국 대중문화의 성장과 함께 해온 대표적인 매니저로 꼽힌다.
전도연과 김혜수 등 스타들을 처음 만난 시절에 얽힌 추억에서부터 한국 연예 매니지먼트의 시스템과 산업화 과정에서 겪은 경험이 담긴 개성 강한 문장은 그 오랜 세월이 녹여낸 체험이다. 배우들과 길고 깊은 인연을 이어가기까지 쌓은 신뢰는 그녀의 든든한 무기였다.
그런 과정에서 겪는 좌절과 절망은 스타 뒤에 가려진 매니저로서 직업적 혹은 인간적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이기도 하다.
또 한 전문직 여성으로서 일과 삶의 위상을 지켜나가려는 프로페셔널의 체험을 톡톡 튀는 문체로 묘사하며 여느 계발서를 뛰어넘는 교훈의 저서로 읽힌다.
그런 그녀를 전도연은 “징글징글한 언니”로, 김혜수는 “철이 들고 만난 유일한 내 파트너이자 내 본질과 맞닿은 동지”로 추억하고 있다.
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