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정·잠자리 까지 ‘월드컵 판박이’

입력 2010-01-06 14: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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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남아공 전훈은 ‘월드컵 리허설’
6월 묵을 4성급 호텔에 여장 풀고

훈련장 올림피아파크서 고지 적응

20인 스태프 전원 현지 예행연습

연습경기도 월드컵 3개 도시에서


한국축구대표팀의 남아공 전지훈련은 한마디로 ‘월드컵 리허설’이다.

선수단 숙소나 훈련장은 물론이고 지원 스태프와 안전 관리, 연습경기 등 모두가 6월의 월드컵 본선 무대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여느 전훈과 달리 긴장감이 높을 수밖에 없고, 허투로 하는 법이 없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작심하고 이곳으로 전지훈련을 온 목적도 바로 여기에 있다.


●숙소와 훈련장


이번에 묵고 있는 숙소와 훈련장은 6월에도 그대로 사용된다. 루스텐버그는 요하네스버그에서 버스로 2시간 30분 거리에 있고, 숙소인 헌터스레스트호텔은 루스텐버그에서도 외곽에 위치한 4성급 호텔이다.

당초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등도 이 숙소에 관심을 보였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은 가장 먼저 1순위로 지목한 한국에 우선권을 줬다.

협회 국제국 전한진 차장에 따르면, 유럽 스타일의 이 호텔은 조용해 휴식을 취하기 안성맞춤이다. 단층으로 이뤄진 이 호텔은 주위에 골프장과 수영장, 테니스장이 있고, 스파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방은 총 80개.

허정무 감독은 “산장 같은 호텔이지만, 조용하고 연습장도 가까워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25명의 선수단을 포함한 한국대표팀은 이곳에서 1주일 이상을 체류하며 월드컵 분위기를 미리 맛본다.

훈련장인 올림피아파크스타디움은 숙소에서 15분 거리에 있다. 접근성이 좋다. 2만석 규모로 현지 토종 잔디와 양잔디가 적당한 비율로 섞여 있다. 월드컵 개막 10일 전에 들어와서 한국대표팀이 최후의 일전을 대비할 공간이기도 하다. 전훈 멤버들은 5일(이하 한국시간) 첫날 훈련을 통해 훈련장도 밟아봤다. 처음으로 고지대 적응 훈련을 한 셈이다.


●대표팀 스태프


이번 전훈은 규모면에서 국제대회 수준이다.

월드컵 본선에 맞춘 대규모 스태프를 구성해서 남아공에 왔다. 선수를 제외한 스태프는 모두 20명. 경기 외적인 측면에서 보면 모의 월드컵이다.

지원 스태프에는 허정무 감독과 코치 3명을 비롯해 2002년, 2006년에 이어 3번째 태극전사들의 훈련을 맡은 레이몬드 베르하이옌과 미카엘 쿠이퍼스 등 2명의 피지컬 트레이너가 포함된다. 또 대표팀 닥터와 4명의 의무팀, 장비 담당(2명), 행정(2명), 조리장, 언론담당관, 안전담당관, 주무 등이 함께 했다.

축구협회는 월드컵 본선에서도 이 정도 규모에다 1~2명을 추가로 동행한다는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전훈을 통해 월드컵 리허설을 갖는다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선수들과 스태프의 손발이 잘 맞는 것도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안전관리


이번 전훈에는 김성태 안전담당관이 동행했다. 현지 대사관과 협조로 공항에서부터 호텔까지 오는데 안전에 위협을 주는 요소는 없는지, 호텔내의 안전 관리는 괜찮은 지를 점검한다.

김 담당관은 “끊임없이 의심하는 것이 내 임무”라고 말했다.

호텔에서는 경비 인력이나 직원들의 인식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CCTV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점도 불만 사항이었다. 한국뿐 아니라 남아공도 이번 기회를 통해 월드컵 리허설을 갖고 있다.

대표팀 차량이 움직일 때 마다 앞뒤로 5대의 경찰 차량이 에스코트 한다. 교차로와 경기장 주변의 안전 담당도 그들의 몫이다. 총 20여대의 경찰차량이 동원되는 것을 보면 남아공도 단순히 전훈 지원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에스코트 수준이 아니라 실제 월드컵이라는 가정 하에 움직인다는 것이 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협회 관계자는 “우리 훈련 덕분에 그들도(남아공) 좋은 훈련을 하는 셈이다”고 말했다.


●연습경기


경기 일정도 심사숙고했다.

현지에서 치르는 연습경기는 모두 3차례. 월드컵처럼 3개 도시를 도는 일정이다. 월드컵에서는 그리스(포트엘리자베스), 아르헨티나(요하네스버그), 나이지리아(더반)와 맞붙는다.

이번 전훈에서는 9일 요하네스버그로 이동해 같은 날 밤 11시30분 란드스타디움에서 잠비아와 새해 첫 평가전을 치른다. 나이지리아전에 대비한 평가전이다. 12일 자정 루스텐버그의 로열바포겡 스타디움에서 남아공 프로팀인 플래티넘 스타스와 연습경기를 치르고, 14일 오후 6시에는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프로팀인 베이 유나이티드와 맞붙는다.

넬슨만델라베이스타디움은 한국이 그리스와 1차전을 치르는 장소이다.

루스텐버그(남아공)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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