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전훈 끝낸 허정무 감독은…김보경 이승렬 구자철 젊은피에 꽂혔다

입력 2010-01-15 13: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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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전지훈련은 여러모로 효과가 있었다. 허정무 감독은 취재진과 결산 인터뷰를 통해 젊은 태극전사들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과 월드컵 16강 진출의 밝은 전망을 함께 내놨다. [스포츠동아 DB]

“남아공 전지훈련은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베이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마친 14일 저녁(이하 현지시간), 허정무 감독은 숙소 포트 엘리자베스의 팩스턴 호텔에서 남아공 전지훈련 결산 인터뷰를 가졌다. 허 감독은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던 전지훈련”이라고 자평했다. “젊은 선수들은 한국축구의 미래다. 기존 선수들 사이에서 어린 선수들이 커 나갈 수 있는 길이 필요하다”며 젊은 선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대표팀은 15일 오후 다음 전훈 장소 스페인으로 떠났다.


-남아공 전지훈련을 결산한다면

“선수들이 쉬는 기간동안 제대로 훈련을 못했다. 모두들 몸이 엉망이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남아공에 잘 왔다고 본다. 6월에 바로 들어왔다면 고지대 등에 적응하는데 굉장히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이제 선수들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스페인에서 열리는 핀란드와 라트비아전에는 정리된 전력을 가지고 경기를 하겠다.”


-전지훈련 일정이 빡빡한데

“우리가 훈련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어차피 거쳐야 되는 과정이다. 일정이 다소 빡빡하지만 이것도 훈련이다. 우리 입맛에 맞게 다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 가장 이슈가 된 것이 고지대 적응과 새로운 공인구인데

“남아공에 온 지 5일 만에 경기를 했는데, 선수들이 호흡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고생했다. 그만큼 적응하는데 힘들다. 오늘 베이 유나이티드전에서 봤듯 저지대에서는 공간패스나 스루패스가 된다. 고지대와 차이가 난다. 고지대에서는 낙하지점을 못 잡는다. 연습 때 보다 경기를 할 때 더 심하다. 또 볼을 차면 고지대에서는 그냥 쑥 나간다. 볼이 살아간다. 저지대와는 현저한 차이를 느꼈다.”


-포트 엘리자베스는 바람이 심하게 분다. 변수가 될 수 있지 않나

“운동장 안에는 경기 하는데 지장은 거의 없다. 6월에도 바람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하는데 패스가 된다는 점은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경기하는데 큰 지장은 없을 것 같다.”


-남아공에 오기 전과 온 뒤에 생각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고생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 하지만 직접 느껴보니까 그 이상이었다. 선수들이 이런 것을 느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동국에 대한 평가는

“계속 보고 있고, 본선 까지 계속 볼 것이다. 한 경기로 평가하지 않는다. 선수는 경기마다 기복이 있다. 좋은 선수라면 꾸준한 모습을 보인다. 본선에서 우리 팀에 얼마만큼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인가를 따질 것이다. 언제든 필요하다면 데려가고, 그렇지 못하다면 다른 경쟁력 있는 선수를 택할 수밖에 없다. 이는 모든 선수에게 해당되는 사항이다.”


-솔직히 이동국에 대해 부담을 갖는 것은 아닌가

“난 냉정하다. 팬들이 언론들이 어떤 얘기를 하더라도 선수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다. 본선에 나가서 잘 할 수 있는 선수가 중요하다.”


-젊은 선수들에 대한 생각은

“가능성 있는 선수가 있다. 김보경, 이승렬, 구자철, 이규로 등은 어린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에게 100% 이상의 능력을 바라면 무리다. 분명히 능력은 있지만 힘이나 강한 상대에게는 뒤진다. 이런 과정은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아주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 축구의 미래다. 어린 선수들이 커 나갈 수 있는 길이 필요하다.”


-월드컵에 한 자리 정도는 미래를 위해 투자를 할 용의가 있나

“서정원이 90년 이탈리아월드컵 때 엔트리에 못 들었지만 경험을 시켜준다는 측면에서 데려간 적이 있다. 세대교체의 필요성 때문이다. 세대교체가 안 되면 발전은 없다. 기성용과 이청용도 아주 어렸을 때 발탁했는데, 이제는 중심축으로 자라났다. 다른 선수도 그런 경우가 안 되라는 법이 없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 협회와 상의해서 예비 엔트리를 뽑을 수도 있다.”


-아프리카에 약한 면모를 보였는데

“솔직히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아프리카 팀에 진 것은 잠비아전이 처음이다. 감독으로 있으면서 한번도 안 졌다. 아프리카 팀들이 만만한 팀들은 아니지만 분명히 해볼 수 있다고 본다.”


-동아시아대회에 추가 발탁할 선수는 누구인가

“조원희, 이근호, 곽태휘 이런 선수들은 생각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어느 팀이 우승할 것 같나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 남미팀이 더 우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고지대가 있고, 남반부에 위치해 계절적으로 유리하다. 실력 이외의 것이 작용한다. 한 가지 더 유리한 점은 남미 선수들이 볼에 대한 감각이 좋다.”


-축구계에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월드컵은 4년 마다 열리는 최고의 축제다. 조금이라도 열린 마음으로 협조가 됐으면 좋겠다. K리그에서 월드컵 공인구를 한시적으로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도 그 중 하나이다.”

포트 엘리자베스(남아공)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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