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기자의 스페인 리포트] 4강신화 불 지핀 성지…그때 그 ‘저승사자’도 함께 왔다

입력 2010-01-15 14: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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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한국축구와 스페인 전훈의 인연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과 태극전사들은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했다.

폴란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의 강호들을 연파한 태극전사들은 월드컵 첫 16강 진출 뿐 아니라 역대 최고 성적인 4강 진출이라는 괄목할만한 성적표를 내며 대한민국을 축구 열풍에 몰아넣었다.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을 마친 뒤 회고록을 통해서 2002년 3월 스페인 라망가에서 실시한 훈련부터 태극전사들이 월드컵 본선에서 ‘큰 일’을 낼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 했다.

스페인 전훈에는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발탁된 대부분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이전까지 부상을 입어 대표팀에서 제외됐었던 홍명보 주장이 복귀했고, 당시 벨기에 안더레흐트에서 뛰던 설기현과 이탈리아 페루지아의 안정환 등 유럽파들도 팀의 양해를 얻어 히딩크호에 합류해서 손발을 맞췄다.

히딩크 감독은 스페인 라 망가에서 강력한 체력훈련을 실시하며 4강 진출의 초석을 다졌다. 그 밑바탕에는 바로 현 대표팀에도 합류한 ‘저승사자’ 레이몬드 체력담당관이 있었다.

그의 프로그램으로 체계적인 체력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한 선수들은 유럽 선수들과 부딪혀도 절대 밀리지 않는 파워를 갖추게 됐다.

8년이 지나고 한국 축구대표팀이 다시 스페인 땅을 밟는다. 이번엔 ‘마르베야’라는 휴양도시다.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고, 날씨도 운동하기에 적합하다. 유럽에 한파가 몰아닥쳤지만 스페인 남부의 마르베야는 한국의 초가을 날씨로 운동하기에 안성맞춤이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는 허정무 사단은 8년 전 히딩크 사단과는 선수 구성이 다르다. 유럽 등 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대부분 빠져있고, 국내파와 일부 일본파들이 합류해 있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과정은 비슷하다. 이번에도 레이몬드가 허정무호에 합류해 체력훈련을 담당하게 되는 등 여러 가지 과정이 2002년 히딩크 사단을 연상케 하고 있다.

마르베야(스페인)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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