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은 잊지 못한다, 8년전 스페인의 굴욕을…

입력 2010-01-15 17: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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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는 확실히 부활할까. 최근 1400여 일만에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이동국은 좋지 못한 추억이 가득한 스페인에서 마지막 시험대에 오른다. [스포츠동아 DB]

2002년 스페인 전훈때 출전
인상 못남겨 히딩크호서 탈락
“이번엔 다르다” 재기칼 갈아
‘사자왕’ 이동국(31·전북 현대)에게 스페인에 대한 기억은 좋지 않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3월에 스페인 라망가에서 실시한 대표팀 전훈이 그에게는 대표팀 탈락의 서막이나 마찬가지였다.

스페인 전훈 초기에 튀니지에서 벌어진 평가전에서 출전 기회를 잡았던 그는 전반 45분을 소화한 뒤 교체 아웃됐다. 이후로 2차례 평가전이 더 이어졌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이동국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결국 이동국은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하는 월드컵 비운이 시작됐다.

그가 악연의 땅에 8년 만에 다시 간다.

이번에도 월드컵 최종엔트리 발탁을 위한 시험대 위에 있다.

그러나 8년 전과 상황이 사뭇 다르다. 스페인 전훈 직전인 14일(이하 현지시간) 남아공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 2골을 터트리며 기나길 골 침묵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 경기가 벌어진 장소가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이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러야하는 포트 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경기장이라는 점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남아공에서 우여곡절을 겪긴 했지만 골과 함께 모든 부담을 떨치고 또 다른 도전을 위해 스페인으로 출발했다.

대표팀은 스페인에 도착한 뒤 18일 핀란드와 평가전을 치른다.

8년 전 이동국은 튀니지전에서 출전한 뒤 스페인 라 망가에서 열렸던 핀란드와의 평가전에서 벤치를 지켜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동국에게 출전의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1430일 만에 골 맛을 본 그가 이번에는 A매치에서 1434일 만에 골을 터트리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동국이 핀란드전을 비롯해 22일로 예정된 라트비아 등 유럽 팀을 상대로 골을 터트린다면 그에 대한 평가는 확실히 달라질 것이다. 비록 상대가 월드컵 본선에 나서지 못하는 유럽의 약체라고는 하지만 그가 상대해야 하는 수비수들은 체격과 파워에서 분명 한수 위에 있다.

이동국이 활발한 움직임으로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고 골 뿐 아니라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다면 허 감독의 냉정했던 평가를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이동국이 스페인과의 악연을 떨쳐버리고 12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복귀할 수 있느냐는 전훈지인 마르베야에서 얼마나 땀을 흘리느냐에 달렸다.

마르베야(스페인)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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