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김경문 감독이 11일 포토데이에서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인사를 하고 있다. 짧게 깎은 머리가 올 시즌을 앞둔 그의 마음가짐을 보여준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전훈 출발전 짧은 머리로 심기일전
전지훈련을 떠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두산 선수들은 대부분 까까머리를 하고 있었다. 이원석 김현수 정수빈 유희관 이용찬 민병헌 등 젊은 선수들은 흡사 고등학생을 연상시켰다. 이들이 삭발에 가깝게 머리를 자른 이유는 심기일전해 훈련에 매진하겠다는 의지표명.
눈에 띄는 건 이재우 손시헌 이종욱 등 팀 고참급 선수들 역시 젊은 선수들과 다를 바 없었다는 점이었다. 특히 이재우는 이번 시즌 연봉 1000만원 삭감이라는 한파를 맞았다. 딸 윤서가 얼마 전 돌을 맞아 책임감이 더 커졌다는 그로서는 뼈아픈 일이었다. 게다가 지난해 선발-중간계투를 오가다 팔에 무리가 생겨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으며 심기일전하던 터라 아쉬움은 크다. 그러나 이재우는 짧은 머리로 2010 시즌 담금질에 나섰다.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 머물고 있는 김승호 홍보부장은 “고참 선수들은 머리를 잘 안 깎는 편인데 이재우가 여러 가지 면에서 굳은 결심을 하고 온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2010 시즌 두산의 주장을 맡은 손시헌도 긴 머리를 쳐냈다. 늘 “내가 ‘팀을 이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후배들은 잘 끌어야겠지만 팀 최고참이 아니기 때문에 선배들과도 잘 지내야하는 둘째의 마음으로 일하고 싶다”며 겸손하게 말하지만 짧은 머리에서 새 주장으로서 남다른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이번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두산 김경문 감독도 삭발하며 우승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감독으로서 반성하는 것이자 지난 6년은 잊어버리고 새로이 시즌을 맞이하는 의미”라는 팀 수장의 삭발투혼은 선수단 전체에 영향을 미친 듯하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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