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와 우승은 필연적인 관계다. 거리가 짧은 선수일수록 우승할 확률도 떨어진다. 코리언 브라더스 5인방 중 드라이버 샷 비거리가 짧은 케빈 나와 위창수(사진)는 아직까지 우승이 없다.
스포츠동아 DB
요즘은 힘과 스피드도 트레이닝으로 보완한다.
약물까지 복용해 더 세게 강하게 스피드를 늘려 문제가 된다.
하지만 타고나는 힘과 스피드의 향상은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야구에서 투수의 구속, 테니스의 강력한 서브, 골프의 드라이브 비거리 등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요소다. 지난 주 막을 내린 테니스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여자단식에서 두 명의 중국 선수 리나와 정지에가 준결승에 진출해 돌풍을 일으켰다. 메이저대회 사상 아시아 선수 2명이 동시에 준결승에 진출하기는 테니스 역사 이래 처음이다.
그러나 황색돌풍은 세계랭킹 전현직 1위 세레나 윌리엄스와 쥐스틴 에넹을 만나 꺾였다. 기량의 차이도 분명 나타났지만 힘과 스피드에서 한계를 보였다. 특히 승부처에서 윌리엄스와 에넹은 서비스 에이스로 고비를 넘겼지만 리나와 정지에는 강력한 서브를 구사하지 못하고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골프에서 드라이브 비거리도 결국은 우승 여부를 결정짓는 최대 변수다. 골프에서 흔히 ‘드라이브는 보여주는 것이고 퍼트는 돈이다’는 격언이 있지만 여기에는 전제가 있다.
드라이브 비거리가 크게 차이가 나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PGA 투어에서 우승하는 선수치고 비거리가 짧은 선수는 거의 없다. 쇼트게임이 신기에 가까운 프레드 펑크 같은 선수는 특별한 경우다.
현재 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한국 선수들로 좁혀보자. 올해 미국 시민권자 2명과 해외파 3명이 PGA에서 뛰고 있다. 우승을 한 선수가 최경주, 양용은, 앤서니 김이다. 케빈 나(나상욱), 위창수는 우승이 없다.
현재 우승 여부의 차이점은 드라이브 비거리다. 최경주, 양용은, 앤서니 김은 드라이브 비거리에서 아무런 장애를 겪지 않는다. 그러나 케빈 나는 드라이브 거리가 짧은 선수에 속한다. 위창수 역시 길다고는 평가할 수 없다. 위창수는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 4라운드 평균 드라이브 거리가 268.6야드였다. 최경주는 279야드였다.
지난 시즌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최경주의 부진 요인 가운데 하나가 짧아진 드라이브 거리였다. 올해 소니오픈과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는 드라이브 거리가 지난해보다 훨씬 길어지면서 성적도 함께 좋아지고 있다.
사실 토리파인스 남코스(72타 7569야드)는 드라이브 거리가 짧으면 우승을 넘볼 수가 없는 곳이다. 보통 골프기자들은 드라이브의 정확도인 적중률을 중요하게 고려하는데 메이저 대회가 아닐 경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은 드라이브 적중률이 높은 편이 아니다.
긴 러프가 상징인 US오픈은 드라이브가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세컨드 샷으로 볼을 그린에 올리기가 힘들다.
그러나 보통 대회는 러프에서의 세컨드 샷에 별 어려움이 없다.
골프의 장타자는 쇼트게임에 약한 편이다. 신은 공평하다. 현재 장타자 존 댈리보다 더 멀리 때리는 부바 왓슨도 쇼트게임이 보통이다. 거리가 길고, 쇼트게임에 강하면 PGA 우승자가 된다. 여기에 심장까지 강하고 클러치퍼트를 잘하면 우즈 같은 초특급 선수대열에 속하는 것이다.
LA | 문상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