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선수권 포지션별 결산

입력 2010-02-15 17:3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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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동아시아선수권에서 2승1패로 중국(2승1무)에 이어 2위에 머물며 목표했던 2연패 달성에는 실패했다. 10일 중국에 0-3으로 지며 흔들렸던 허정무호는 14일 일본을 상대로 3-1로 역전승, 위기에서 벗어났다. 허정무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남아공월드컵 최종엔트리에 포함될 국내 및 일본파들의 테스트도 모두 끝냈다. 태극전사들의 활약상을 집중 분석해본다.


●김보경 남아공행 예약?

이번 대회에서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는 단연 김보경(오이타)이다. 그는 중국전을 제외한 2경기(홍콩, 일본)에서 177분을 소화하며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한국이 기록한 2승을 모두 책임졌다. 오른쪽과 왼쪽 미드필더를 번갈아 소화했고, 염기훈이 부상으로 제외된 이후에는 왼발 프리킥과 코너킥을 전담하는 등 다재다능함을 과시했다. 스피드가 아닌 뛰어난 개인 기술로 돌파를 해내며 상대 수비들을 위협하는 능력이 빛났다.

해외파들이 합류하면 박지성(맨유)과 이청용(볼턴)이 좌우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김보경은 확실한 백업 멤버로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보경 이외에도 미드필더 중에서는 김정우(광주), 김재성, 신형민(이상 포항) 등이 눈에 띄었다. 김정우는 부상만 없다면 남아공행이 확정적이다. 김재성과 신형민은 오른쪽과 중앙에서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하지만 포지션 경쟁자들이 워낙 치열해 남아공행은 아직도 미지수다.


●불붙은 공격수 경쟁

허정무 사단의 최대 취약 포지션으로 불렸던 최전방 스트라이커. 월드컵 예선과 평가전 등을 통해 박주영(AS모나코)과 이근호(이와타)가 두 자리를 예약했다. 그 동안 허 감독은 많은 공격수들을 테스트했지만 이들 2명 이외에는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이동국(전북)과 이승렬(서울)이 테스트를 받았다. 둘은 홍콩과 일본을 상대로 각각 1골씩을 기록하며 총 4골을 합작했다. 득점 장면과 활동량, 스피드는 이승렬이 조금 앞섰다. 하지만 볼 키핑과 패스, 경기운영 등은 K리그 득점왕 이동국이 한 수 위였다. 둘 다 슈팅의 정확도가 아쉬웠고, 중국전과 같이 위기 상황에서의 활약상이 떨어졌다는 단점을 드러냈다.
동아시아선수권을 앞두고 중국에서 뛰고 있는 안정환(다롄)이 3월 테스트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안정환은 2번의 월드컵에서 대부분 조커로 뛰며 3골을 뽑아 국제무대에서 검증이 끝난 베테랑. 때문에 이동국과 이승렬 모두 남아공행을 거론하기는 시기상조다. 노병준(포항), 이근호(이와타) 등도 동아시아선수권에 출전했지만 기대 이하였다. 이근호는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고, 대표팀 공격수들이 국내파로 구성된 탓인지 동료들과의 호흡이 떨어졌다.


●여전히 불안한 수비

이번 대회에서 수비라인의 불안이 또 다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포백의 중앙 수비라인이 심하게 흔들렸다는 점이 월드컵 무대를 준비하는 허정무호에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조용형(제주)이 3경기를 모두 뛰었고, 파트너로 이정수(가시마), 곽태휘(교토), 강민수(수원) 등이 번갈아 나섰다.

홍콩전에서 풀타임을 뛴 이정수는 중국전에서 부상으로 15분 만에 교체 아웃됐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곽태휘는 경기감각에 문제를 드러내며 중국전 참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일본전에 나선 강민수는 불안한 볼 처리로 믿음을 주지 못했다.

이들 이외에 마땅한 중앙 수비 자원이 없다는 것이 불안하다. 따라서 가능한 빨리 주전 중앙수비수를 확정하고 조직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선수별 경쟁 구도를 보면 조용형과 이정수가 남아공행을 사실상 결정한 가운데 곽태휘와 강민수가 경쟁하는 모양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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