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전우치’(왼쪽)와 ‘의형제’에서 각각 다른 느낌을 연출한 강동원.
‘아바타’주연 샘 워싱턴도 커밍순
‘영화에도 겹치기?’
지난 해 하지원이 주연한 영화 ‘해운대’와 ‘내사랑 내곁에’는 각각 7월22일과 9월24일 두 달 정도의 차이를 두고 개봉했지만 ‘해운대’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호조를 보여 두 영화가 함께 극장에 걸리는 드문 풍경을 연출했다.
올해는 강동원이 하지원과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지난 해 12월23일 ‘전우치’가 개봉한데 이어 2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2월4일 ‘의형제’가 개봉됐다. 17일 현재 ‘의형제’는 개봉 2주만에 25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한창 흥행몰이를 하고 있고, ‘전우치’ 역시 전국 35개 상영관에서 상영하며 607만6611명의 누적관객을 기록하고 있다.
촬영 시기나 개봉일 결정 당시 사정을 모르는 관객 입장에선 마치 배우가 겹치기 출연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1월19일 ‘의형제’ 기자시사회에서는 송강호가 “이건 ‘전우치’가 아닙니다”라고 익살맞은 인사말을 하기도 했다.
외화도 ‘주연 겹치기’ 현상이 일고 있다. 2008년 개봉작 ‘맘마미아!’로 얼굴을 알린 여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25일 개봉하는 ‘클로이’와 3월4일 개봉하는 ‘디어 존’에 잇달아 주연으로 출연했다. 개봉이 불과 1주일 차이다.
중견배우 리암 니슨은 한 달의 격차를 두고 ‘클로이’와 ‘타이탄’(4월1일 개봉)에서 잇달아 등장한다. ‘제이슨 본’시리즈로 흥행 대박을 터트린 맷 데이먼도 3월4일 개봉하는 ‘우리가 꿈꾸는 기적:인빅터스’, 봄 개봉 예정인 ‘그린 존’에서 연이어 얼굴을 드러낸다. 또 지난 해 12월17일 개봉해 지금까지 상영중인 ‘아바타’의 주인공 샘 워싱턴도 4월1일 국내 개봉하는 ‘타이탄’에 출연했다.
때론 이런 현상이 예상치 못한 후유증을 낳기도 한다. 하지원의 경우 ‘해운대’와 ‘내사랑 내곁에’가 대종상영화제에 출품되면서 표가 분산돼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하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