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화는 힘 좋은 남자 만나야 해요”

입력 2010-02-25 20: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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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감짝 생일 파티
“워낙 힘 좋아 깜싸줄 수 있어야”
상화 “친구들은 내 매력 못 느껴”

세계정상 경험…목표의식 상실?
“초심… 매년 한계 뛰어넘을 것”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을 단숨에 세계최정상의 자리로 끌어올린 07학번, 3인방.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세 친구는 모두 금메달을 걸고 있었다. 역경의 순간을 딛고, 인간한계에 도전했던 시간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 속에는 여느 금메달리스트들과 같은 비장미보다는 밝고 경쾌한 즐거움이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초인(超人)이 아닌 온 국민의 동생이었고, 한결 친숙한 모습이었다. 25일(한국시간), 밴쿠버 현지의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이상화(21)와 모태범(21), 이승훈(22·이상 한체대)의 기자회견은 유쾌한 수다의 장이 됐다. 기자회견 직후에는 이 날 21번째 생일을 맞는 이상화를 축하하는 깜짝 파티도 준비돼 있었다.

친구들끼리 할 수 있는 얘기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것은 이성과 연애에 대한 밀담이다. 특히 20대 초반의 청춘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상화는 듬직한 남자를 좋아하는 것 같다.얼굴은 어느 정도만 생기면 되지만, 덩치는 좀 커야 한다. (모태범)”, “(이)상화는 운동할 때 보면 워낙 힘이 좋다 보니까 더 감싸줄 수 있는 힘좋은 그런 사람이면 될 것 같다.(이승훈)” 친구들이 밝힌 이상화의 이상형은 한결같았다.

한편, 이상화는 “우리는 만날 같이 운동만 하다 보니,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한 매력을 못 느낀다. 여자답고 조신한 여자를 원할 것 같다. 연예인으로 따지면 소녀시대 같은 분들이 어울릴 것 같다”고 했다. 모태범이 밝힌 이승훈의 이상형 역시, “소녀시대의 윤아.”, 이승훈이 꼽은 모태범의 이상형은 “소녀시대의 유리”였다.

장난기 어린 대화를 주고받은 뒤에도, 운동 이야기가 나오자 삼총사는 진지해졌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세계정상에 등극하면서 ‘목표의식의 상실’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 이승훈은 “당장, 다음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보장도 없다”고 몸을 낮췄다. 그리고 “초심”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모태범 역시 “1년씩의 계획을 세워 그 한계를 매년 넘어서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기쁨을 즐긴 뒤에 돌아갈 곳은 명확했다. 금메달리스트의 경쟁상대는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이들은 잘 알고 있었다.

밴쿠버(캐나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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