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빚은 8등신, 그래서 달랐다

입력 2010-02-26 18: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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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머리부터 발끝까지 ‘금의 열쇠’

느낌이 달랐다. 쇼트와 프리의 차이점을 몰라도, 트리플 러츠와 악셀의 구분이 안 돼도 느낄 수 있었다. 작은 표정부터 미세한 팔 동작, 우아한 자태까지 피겨스케이팅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도 감동은 밀려왔다. 화려한 점프기술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그 깊이의 비밀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김연아의 온 몸에 숨겨져 있었다.

●연예인 뺨치는 작은 머리와 갸름한 얼굴
김연아는 작은 크기의 머리에 얼굴은 갸름한 달걀형이다. 얼굴크기는 약 20cm로 톱스타 여자 연예인과 비슷할 정도로 작다. 김연아가 각종 CF에서 과감한 클로즈업을 소화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연아의 키는 164cm이지만 작은 얼굴 덕분에 162cm의 아사다 마오보다 훨씬 커 보인다. 작은 머리에 날씬한 몸매가 더해져 패션모델처럼 큰 키가 아니지만 무대 위나 스크린, 화면에서 가장 돋보이는 8등신에 가까운 체형을 완성했다. 여기에 실제 경기에서는 스케이트를 날 높이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에 비해 훨씬 점프가 높고 가벼워 보이는 효과까지 있다.

●완벽한 이목구비의 조화가 주는 연기력
김연아의 눈은 쌍꺼풀이 없지만 오히려 이 덕분에 메이크업을 통해서 다양한 이미지 변신이 가능하다. 아사다 마오는 김연아보다 눈이 크지만 동그란 형태이기 때문에 선한 인상을 바꾸기 어렵다. 반면 김연아의 눈은 청순부터 관능미까지 다 표현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특히 김연아는 눈썹과 눈, 코와 인중, 입술의 크기가 조화를 이뤄 표정변화가 쉽고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얼굴이다. 피겨스케이팅 드라마 ‘트리플’을 연출한 이윤정 PD는 “오늘 경기장면을 봤는데 표정이 정말 좋았다. 그 당당하고 다양한 표정 안에 힘이나 자신감이 깔려 있어서 보는 이들을 압도했다. 표정 연기만으로 섬뜩함이 느껴졌을 정도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유명 드라마 연출가는 “연기력이 부족한 신인연기자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표현력이 완벽했다. 조화로운 이목구비가 돋보였다”고 말했다.

●긴 팔이 주는 우아함
김연아의 팔 길이는 약 68cm로 같은 키의 평균여성들에 비해 약 5cm가량 길다. 피겨스케이팅은 양 팔을 넓게 벌리거나 머리위로 세우는 동작이 많기 때문에 김연아에게 특히 유리하다. 균형 잡힌 날씬한 몸을 축으로 긴 팔을 벌리기 때문에 동작이 훨씬 우아해 보이는 효과가 있고 특히 점프 후 랜딩 때 안정감이 더해진다.

●긴 다리가 주는 탄력
배꼽부터 발목까지 김연아가 착용하는 훈련복 하의 길이는 1m에 가까운 96cm로 키에 비해 매우 긴 편이다. 긴 다리는 높은 점프와 강한 회전력의 비결이다. 고성희 대한빙상연맹 피겨스케이팅 심판이사는 “탄력 있는 점프가 밴쿠버에서 더 높아졌다. 역대 최고점수를 기록할 수 있었던 큰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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