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남아공 OK?

입력 2010-03-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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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국.

코트디전서 멋진 한방 허심 녹여

허정무 감독 “완벽 타이밍”화답
‘라이언 킹’이동국(31·전북)이 웃음을 되찾았다.

실낱같은 희망 속에 치른 코트디부아르와 3월 3일 평가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작렬하며 허심(許心)을 흔들었다. 이 한방의 가치는 엄청났다. 월드컵 출전의 희망을 다시 부풀리게 한 것이다. 1월 남아공 및 스페인 전지훈련과 2월 동아시아선수권에서 보여준 이동국의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허정무 감독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의 존재 가치는‘글쎄’라는 한마디로 설명됐다. 엄밀히 말하면 ‘탈락’에 가까웠다.

우여곡절 끝에 기회를 잡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박주영(AS 모나코)의 부상이었다. 이동국 대신 안정환(다롄)을 조커로 쓰려던 허 감독은 어쩔 수없이 이동국을 불렀다. 선발 출장한 이동국은 그 어느 때 보다 열심히 뛰었다. 수비 가담도 기대 이상이었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기회가 찾아왔다. 특히 그의 장기인 오른발 발리슛을 할 수 있는 위치와 타이밍이 정확히 맞아들면서 세계 정상급의 코트디부아르를 녹다운 시킨 것이다.

이 한방으로 그는 기사회생했다. 허 감독은 고민에 빠졌다. 이동국을 포기하려던 판단도 잠시 유보했다. 허 감독은 “(이)동국이의 적절한 위치 선정과 완벽한 타이밍에서 좋은 골이 나왔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한방’을 갖춘 이동국의 효용 가치가 다시 부각된 것이다. 물론 전체 구도를 보면 이동국이 확신을 갖기엔 아직 이르다. 박주영과 이근호(이와타)가 지난해 월드컵 예선을 통해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점을 감안하면 본선에서도 가능성이 높다. 이동국이 박주영의 파트너가 되기 쉽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백업요원으로 후반 15∼30분 정도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뽑는다면 이동국 보다는 안정환이 우위다. 이것이 허심이라면 이동국으로서는 모든 게 허사다. 이승렬(서울)과 설기현(포항)의 조커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래서 아직 갈 길은 멀다.

하지만 이동국은 의욕이 넘쳐났다. 마지막까지 포기는 없다는 각오다. 4일 귀국한 이동국은 “지금부터 경기를 잘하고 준비를 열심히 하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컨디션 유지가 중요하며, 좋은 기회가 올 것으로 믿는다”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허심을 잡기 위한 스스로의 주문이기도 했다.

과연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이동국의 남아공행일까, 아니면 또 다시 탈락의 쓴 잔일까.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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