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부터 ‘코리안 돌풍’…왜?

입력 2010-03-09 15:16:19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태극골퍼, 세계무대 돌풍
‘미국도 좁다. 이젠 세계무대다.’

태극골퍼의 코리언돌풍이 미국을 넘어 일본과 호주, 말레이시아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안선주(23)는 7일 일본 오키나와현 류큐 골프장에서 열린 일본여자골프(JLPGA) 투어 2010시즌 개막전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골프토너먼트에서 정상에 올랐다. 안선주의 우승은 단순한 우승을 넘어 일본무대 점령의 초석을 다졌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여자골프는 지난해 신지애(22·미래에셋)가 사상 처음으로 미 LPGA 투어 상금여왕에 오르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1998년 박세리(33)가 본격적으로 미 LPGA 투어에 진출한지 12년 만에 이룬 쾌거다.

한국여자골프는 미국에 앞서 일본에서 먼저 이름을 떨쳤다. 구옥희(54), 고우순(46), 이영미(47) 등이 1980년대부터 일본무대에서 뛰면서 39승이나 챙겼다. 그러나 엄청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상금여왕에는 한번도 오르지 못했다.

안선주는 당초 미 LPGA 투어에 진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08년 LPGA 투어 Q스쿨 도중 손목 부상으로 중도 포기한 후 일본무대로 급선회했다. 궤도 변경은 일단 성공을 거둔 셈. 아울러 사상 처음 일본여자골프투어 상금여왕 도전이라는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안선주는 2006년 데뷔해 국내무대에서만 7승을 거뒀다. 신지애의 그늘에 가려 2인자 대접을 받았지만 JLPGA 투어 개막전 우승으로 재평가를 받고 있다. 데뷔 이후 매년 1승 이상씩 올리며 꾸준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안선주의 가장 큰 무기는 안정된 기량이다.

‘겁 없는 10대’ 노승열(19·타이틀리스트)의 우승도 반가운 소식이다. 7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메이뱅크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최경주(40) 등 쟁쟁한 스타들을 제치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2008년 10월 미디어 차이나클래식 우승 이후 1년 5개월 만에 거둔 두 번째 우승.

노승열은 국내보다 아시아 무대에서 더 유명하다. 2005년 한국아마추어선수권 최연소 우승, 최연소 국가대표 등을 거친 국내 남자골프의 기대주지만 일찍부터 아시안투어에서 활약했다. 노승열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유럽투어 출전권까지 손에 넣으면서 목표인 PGA 진출에 한발 더 다가섰다.

우승은 아니지만 호주 퀸즐랜드 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린 ANZ 마스터즈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선전이 이어졌다. 지난해 KLPGA 넵스마스터피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깜짝 스타로 떠오른 이보미(22·하이마트)가 캐리 웹(호주)에 이어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보미는 미국와 유럽여자골프의 강자들이 총출동한 이번 대회에서 당당히 2위에 오르며 4위와 5위에 오른 서희경(24·하이트), 유소연(20·하이마트)과 함께 주목받았다.

이보미는 그동안 뒷심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대회에서 4일 내내 단 1개의 보기도 기록하지 않는 안정된 실력을 뽐내며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실력을 검증받았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