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박사 서효석의 건강 365] ‘숨 헐떡’ 폐기종…“담배 끊으세요”

입력 2010-03-10 14: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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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과 일본에 편강한의원 지점들이 생기면서 한방의 세계화라는 필자의 염원이 이루어 질 날도 머지않았다고 본다. 필자가 한방의 세계화를 부르짖는 이유는 질병으로 고통 받는 세계인들에게 우수한 한약과 치료 혜택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그 계기는 아주 우연한 데에서 시작되었다.

좀 오래 전 윌리엄 베이커라고 하는 한 흑인이 한국인 부인의 손에 이끌려 찾아온 적이 있다.

심한 흡연으로 인해서 폐기종을 앓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한방과 외국인이라는 조합은 언뜻 상상이 잘 되지 않던 때다.

그런데 편강탕을 받아간 이틀 뒤 그 부인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 그렇게 잠을 못 자던 사람이 지난 밤 비교적 잠을 편하게 잤다는 것이다. 아무리 약이 좋다 해도 하루 만에 효과를 본다는 것은 보통 믿기 어려운 일이다. 어쨌든 이 일로 인해서 한약에 대한 경험이 없는 외국인이 오히려 하얀 솜이 물을 빨아들이듯 한약이 잘 들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확연히 깨달았다.

폐기종이란 폐 내에 커다란 공기 주머니가 생긴 것을 말한다. 정상인의 폐는 고무풍선처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할 수 있지만 폐기종 환자의 폐는 심하게 부풀어 있다. 폐포(肺胞:허파 꽈리) 사이의 벽들이 파괴돼서 탄성을 잃고, 폐포가 영구적으로 확장되는 증상이 바로 폐기종이다.

폐기종은 결국 폐가 심하게 부풀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종착점은 호흡곤란이다.

15cm 떨어진 촛불도 입으로 불어 끄기 힘들다. 오래 걷거나 계단을 오르면 숨이 가쁘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때 폐는 점점 수축 운동이 힘들어져서 산소를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혈액 중에 산소가 부족해져서 산소 결핍 현상으로 얼굴색과 입술이 창백해진다.

어깨로 숨을 쉬는 것처럼 숨이 가빠지고 입술과 피부 등이 퍼렇게 변하는 청색증을 보이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폐기종의 원인을 기관지염이나 천식이 반복되고 기침을 계속해서 분비물이 기관지강 안에 쌓이면서 폐가 탄력성을 잃어버려 생긴다고 본다. 폐기종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흡연과 대기 오염이다. 특히 흡연이 주범이다. 흡연자의 발병율이 금연자보다 25배나 높다. 폐기종은 흡연자에게는 감기만큼이나 흔하면서 폐암보다도 더 무서운 병이다. 때문에 폐기종 환자들에게 가장 큰 적은 바로 담배다.

폐기종 치료의 첫 단계는 당연히 일단 담배를 끓는 것이다.

폐기종은 일단 진행이 되면 완치가 어렵다. 하지만 증상의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 금연은 필수고, 간접흡연이나 오염된 공기의 접촉도 피해야 한다. 폐 안이 세균에 감염된 경우 항생제 치료나 호흡 곤란에 관련된 약을 쓰겠지만 그건 일시적 요법일 뿐이다. 폐 기능을 원래대로 회복시키는 건 아주 어렵지만 그래도 끈기 있게 치료해야 한다.

폐기종에 좋은 한약재로는 상백비[桑根白皮:뽕나무 뿌리껍질], 북사삼(北沙蔘:갯방풍)이 있다.

연근을 껍질 채 갈아서 한 잔씩 마시면 좋다. 양파는 생것을 그대로 잘라서 먹고, 마늘을 먹으면 폐기종의 증상을 조금이나마 완화시키는 데에 도움을 준다.

편강한의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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