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스트셀러’ 엄정화 ·‘하녀’ 전도연·‘심야의 FM’ 수애 (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살인의 추억’, ‘혈의누’, ‘추격자’, ‘이태원 살인사건’, ‘용서는 없다’….
흥행에 성공했거나 뛰어난 작품성으로 호평받은 한국 스릴러 영화들이다. 모두 남자 배우들이 주연을 맡거나 긴장감 가득한 극을 이끌었다.
이젠 여배우들이 스릴러의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이끌어낸다. 엄정화, 전도연, 유선, 수애 등이 주인공들. 이들은 선 굵은 스릴러물의 주연으로 나서 남자배우들의 영역으로 굳어 있던 장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저마다 여배우의 아름답거나, 청순하거나, 세련된 이미지로 다가왔던 이들의 변신이 주목된다.
엄정화는 4월15일 개봉하는 ‘베스트셀러’에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분해, 표절 논란에 휩싸이며 미스터리한 사건에 휘말린다. 그동안 연기는 물론 가수 등으로 무대에 서온 그녀는 특히 섹시한 이미지를 연출해왔다는 점에서 그 변신의 보폭이 관심을 받고 있다.
고 김기영 감독의 영화 ‘하녀’를 리메이크하는 임상수 감독의 ‘하녀’는 전도연의 무대다. 상류층 가정을 배경으로 가정부와 주인집 남자 그리고 그 부인 등이 펼치는 이야기다. ‘밀양’을 통해 광기어린 연기로 호평을 받은 전도연이 집착과 욕망에 휩싸인 또 다른 캐릭터를 온몸으로 그려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선은 강우석 감독의 ‘이끼’로 관객과 만난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한 시골마을을 찾은 청년과 이장 등 마을 사람들 사이에 얽힌 비밀의 이야기인 ‘이끼’에서 유선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하면서도 관능적 매력을 지닌 여인. 유선은 영화 속 남자들 사이의 긴장감 속에서 종잡을 수 없는 미묘한 매력을 풀어놓을 것으로 보인다.
수애의 스릴러 연기도 기대를 모은다. 현재 촬영 중인 영화 ‘심야의 FM’에서 생방송 도중 연쇄살인범에게 조카를 납치당한 베테랑 라디오 진행자의 사투를 그린다. 제한된 시간 안에 사건을 풀어내야 하는 긴장이 그녀의 미묘한 매력을 지닌 얼굴에서부터 풍겨나온다.
올해 여배우들의 이러한 새 도전은 충무로와 극장가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