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박세리-서태지. [스포츠동아 DB]
유망주로만 알려져 있던 당시 스무살의 박인비가 박세리의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깨며 자신의 미국프로골프협회(LPGA) 첫 승을 신고했다. 2007년 LPGA 무대에 데뷔한 이후 첫 번째 승리를 메이저대회에서 따내는 순간이었다.
박인비는 대회가 끝난 뒤 “10년 전 박세리 선수의 US여자오픈 경기 모습을 보고 이틀 만에 클럽을 잡았다”고 밝혀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른바 ‘박세리 키드’로 불리는 G세대 골프스타들의 출현과 성공 과정이 이 한 마디에 담겨 있었다. 여자골프 ‘지존’ 신지애 역시 이번 스포츠동아의 설문조사에서 “나는 너무나 훌륭한 선수들을 우러러보며 자라왔다. 특히 박세리 선수는 나에게 골프를 안겨주었고 이끌어주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야구에서는 ‘박찬호 키드’를 빼놓을 수 없다.
한국 프로야구를 이끌고 있는 동갑내기 투타 주역 김광현, 김현수 역시 10대 시절 박찬호가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 LA다저스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던 모습을 지켜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1990년대 후반, 국내가 아닌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떨쳤던 박세리와 박찬호의 활약상은 당시 IMF로 실의에 빠진 국민들의 희망이었던 동시에 지금의 G세대 스타들이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었다.
현재 대중문화를 이끌고 있는 숱한 G세대 스타들에게도 이는 마찬가지. 이들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서태지, HOT, SES, 핑클 등을 보며 그들의 문화적 감수성을 전수받았다. 빅뱅 멤버들은 서태지의 음악을 듣고 자라며 가수를 꿈꿨다. IMF의 무게에 짓눌려 있던 때, 강렬한 혹은 요정의 이미지로 다가온 HOT와 SES, 핑클 등 이른바 ‘원조 아이돌’의 흐름은 현재 G세대 스타들의 이름으로 다시 한 번 활짝 꽃피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들 G세대 스타들은 지금, 자신들의 후배와 아직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차세대 스타들에게 또 다른 꿈으로 다가서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