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현수. 스포츠동아 DB
한국프로야구 첫 ‘불멸의 기록’ 야심
이종범 한 시즌 196안타 16년간 안깨져… 김현수 감각절정 “200안타 때리면 홈런·타율·타점은 덤”
두산 김현수(22)는 지난해 최다안타 2연패에 성공한 뒤 트로피를 내보이며 “내년에도 이거 받으러 이 자리에 올 겁니다”라고 다짐하듯 말했다. 뿐만 아니라 시즌 내내 “타율보다는 안타를 더 많이 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2010년에도 최다안타에 대한 김현수의 욕심은 변함이 없다. 그가 밝힌 정규리그 희망성적은 3할-30홈런-100타점. 하지만 마음속에 품고 있는 진짜 목표는 200안타다.
역대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은 1994년 해태 이종범(현 KIA)이 세운 196개. 당시 이종범은 타율 0.393·19홈런·113득점·77타점의 뛰어난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로부터 1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대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올해 김현수가 여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프로야구 사상 첫 200안타 달성을 목표로 기계를 가동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 늘 말보다는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는 그지만 올해만큼은 스스로에게 각인시키듯 ‘200안타’를 공표하고 시즌에 돌입한다.
두산 코칭스태프도 김현수의 200안타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전지훈련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타격감을 보이며 굳은 믿음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신경식 타격코치는 “지난 시즌 김현수의 안타수는 178개였다. 쉽지 않겠지만 지금 페이스로 봤을 땐 22개를 추가하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지난해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도 있었고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올해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도 이런 믿음에 보답하듯 올해 13번의 시범경기에 출장해 타율 0.381·2홈런·13타점의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안타수도 16개나 됐다.
물론 김현수는 “지금까지의 성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내가 원하는 타격폼을 찾아가는 과정일 뿐”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200안타에 대해서는 “200개를 치다보면 홈런이나 타율, 타점은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겠냐”며 평소와 달리 욕심을 내비쳤다.
24일 잠실 LG와의 연습경기를 시작하기 전, 김현수는 덕아웃에 홀로 서서 방망이를 열심히 휘둘렀다. 지난주 광주와 사직에서 열린 4차례의 시범경기에서 타율 0.333(12타수 4안타)·1홈런·3득점·5타점의 활약을 펼쳤지만 자신이 생각하기에 “최근 타격감이 좋은 편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프로야구 사상 첫 2년 연속 3할5푼 타자, 변화구든 직구든 가리지 않고 쳐내는 ‘타격기계’. 그럼에도 만족하지 않고 훈련에 훈련을 반복하고 있는 김현수의 모습은 프로야구 최초 한 시즌 200안타 달성이 그리 먼 얘기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고 있다.
잠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