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치어리더…음반취입, 의상500벌, 100곡춤

입력 2010-03-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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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치어리더 김연정씨. 스포츠동아 DB

한화응원단 김연정씨 한해 100곡 춤연습
LG 아나 고숙정씨는 도라지 먹고 목관리
턱돌이 길윤호씨 ‘턱돌이야’ 노래 만들어


그라운드에 펼쳐지는 각본 없는 드라마의 개봉박두. 프로야구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들이 있으니 그들의 이름은 ‘야생인(野生人)’. 야구 없으면 못사는 열성 팬으로 출발, 야구를 생업으로 삼아 이제 야구 없으면 진짜 살 수 없게 된 그들이다. 프로야구의 꼭 필요한 소금 같은 존재, 그들만의 특별한 개막전야를 만났다.


○8개 구단 전 선수의 등번호 외우고 기다린 개막


LG 스포츠단 운영팀 고숙정 씨는 겨울에는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봄이 오면 ‘사내전직’을 준비한다. LG의 홈경기 때마다 낭랑하게 울려 펴지는 “1번 타자∼중견수∼ 이대형∼”의 주인공, 바로 장내아나운서다. 선수들 소개가 장내아나운서의 주요역할이지만 생각보다 녹록치 않다. 고 씨는 “3시간 동안 계속 방송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겨울동안 도라지 엑기스를 먹으면서 목을 관리한다. 소속 팀이 바뀐 선수들과 등번호, 포지션도 다 외우고 있어야 원활한 진행을 할 수 있다. 개막을 기다리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웃었다.


○하루 5시간 맹연습, 도전 100곡!

김연정 씨는 매년 3∼4월이 가장 바쁘다. 그녀의 직업은 야구장의 꽃 치어리더로 지난해부터 한화 응원단으로 뛰고 있다. 프로야구팀 치어리더 대부분은 야구경기가 없는 겨울동안 무대를 농구장으로 옮긴다. 1분 1초가 아까운 살인적 스케줄 그래도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야구가 개막돼 신난다. 농구를 하면서 야구를 준비하고 있어 몸이 바쁜 건 사실이다. 그래도 홈 개막전은 특별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농구와 야구는 열리는 장소가 실내와 실외로 다르듯 치어리더들의 율동도 다르다. 그래서 새로운 안무를 끝없이 준비해야 한다. 김 씨는 “홈 6연전이 열리면 더 많이 새로운 곡을 준비한다. 개막전까지 차근차근 연습하고 있지만 시즌 중에도 안무는 계속 바꾼다. 한 해에 100곡 가까이 새로 춤을 익히고 있다”며 땀을 훔쳤다.


○음반취입에 500벌의 의상제작까지

“준비 끝났습니다!” 넥센의 마스코트 ‘턱돌이’ 길윤호 씨는 개막을 앞두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만큼 겨우내 준비한 새로운 아이템이 넘친다. “스포츠용품업체의 지원을 받아 의상만 500벌 정도 제작을 했다. 홈런 세리머니를 위한 대형 타이어 터널도 제작했다. ‘외톨이야’를 개사한 ‘턱돌이야’음반도 만들었다.” 길 씨의 설명은 끝이 없다.

이 밖에도 야구장을 위한 숨은 일꾼은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잠실의 안전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경호업체 신화 이송재 팀장은 “가족단위 관중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동선변경 등 다양한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야생인(野生人)’의 땀이 있어 오늘도 사랑과 꿈이 넘치는 야구장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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