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스포츠] 야구장 입장료는 올려놓고 650만 관중 발길 잡는다고?

입력 2010-03-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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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KBO는 프로야구의 관중동원 목표를 650만명으로 잡았다. 8개 구단이 목표로 잡은 관중 수를 합해서 이렇게 발표했다.

항상 목표치는 기대치를 반영하는 것이니 굳이 KBO를 나무랄 일은 아니다. 단지 현실적으로 쉬운 목표는 아니다. 특히 올 시즌은 문학과 잠실마저 좌석수를 축소했기에 관중증가가 쉽지 않다.

2009년 프로야구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590만명의 관중을 동원한데에는 KIA와 롯데의 기여가 결정적이었다. 누가 뭐래도 한국프로야구 관중동원의 결정적 변수는 ‘엘롯기’의 성적이다.

이러한 고려 없이 목표치만 높게 잡는 것은 안일한 접근이다. 기본적으로 객관적인 접근법이 필요한데 그 기준은 경기장 좌석수와 점유율이 되어야 한다.

한국 프로야구의 전체경기 수는 532게임이다. 이 모든 경기가 만원을 이루면 천만명이 조금 넘는다. 즉 한국프로야구의 총 수용능력은 연간 천만명이라는 뜻이다. 매일 경기가 열리는 프로야구 같은 경우 좌석점유율이 50%만 돼도 성공한 리그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이론적으로만 접근하면 한국 프로야구의 관중은 500만 정도만 돼도 대성공이라 평가할 수 있다. 지난 28년 동안 500만이 넘은 경우가 3번 밖에 없음을 상기해야 한다. 650만은 목표가 아니라 ‘꿈’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 시즌 대구구장을 제외한 모든 구장이 입장료를 인상한 것은 관중동원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프로야구의 가장 큰 라이벌인 영화보다도 입장료가 비싼 것은 위험요인이 있다. 경기장 시설이나 프로야구라는 제품의 질을 고려하면 작년 수준이 적정하다. 물론 구단의 적자폭을 생각하면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부대효과 및 파생상품 수입까지 고려하면 입장료 인상은 ‘악수’에 가깝다.

롯데 같은 경우 2009시즌에 홈경기 입장료 수입이 79억원 정도인데, 이 금액은 한국 프로축구 15개 구단의 입장수입과 별 차이가 없다. 아무리 프로야구가 인기 있고, 일본이나 MLB에 비해 입장료가 저렴하다 하더라도 한국적 상황을 무시할 수 없다.

쾌적한 시설을 자랑하는 국내 프로축구보다 프로야구의 객단가가 2배 높다는 것은 고무적이기는 하지만 위험요인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두산, LG와 달리 성적에 따라 홈 관중수가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롯데 같은 경우 가격책정에 보다 면밀한 고려가 필요하다. 중계권료 인상, 구단상품 수입의 확대, 스폰서십 확충을 위해서는 외형적 확대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매일 열리는 프로야구는 서민의 스포츠이자 일상의 스포츠이다. 가격책정에도 이러한 요소가 반영되어야 한다. 입장료 인상을 통한 수입확대와 650만 관중돌파는 불행히도 양립하기 어려운 목표다. 과한 욕심은 기존시장마저 축소시킬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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