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 여왕’ 예진 (MBC 개인의 취향), ‘버럭 푼수’ 시영·‘엉뚱 쌩뚱’ 보영(KBS 부자의 탄생). (왼쪽부터)
호감도 UP…시청자 사로잡아
‘코믹 여왕(손예진)’ ‘버럭 푼수(이시영)’ ‘엉뚱 쌩뚱(이보영)’
망가진 푼수녀들이 안방극장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손예진·이보영·이시영 등은 저마다 드라마에서 “여배우들이 저래도 되나”라는 우려를 할 정도로 거침없이 망가지고 있다.
방송가의 관심을 끌고 있는 수목드라마 3파전의 경우 시청률과 상관없이 가장 눈길을 끄는 연기자는 바로 손예진. 그녀는 2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 MBC ‘개인의 취향’을 통해 ‘코미디 여왕’으로 등극했다. 그동안 청순가련형의 멜로 여주인공이나 복잡한 여성 심리를 연기하는 데 탁월한 모습을 보였던 그녀가 드라마에서는 며칠동안 감지 않은 머리에 발가락 모양의 양말을 신고, 여자라는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사고뭉치로 변신했다.
시청자들은 방송 후 “손예진의 원 맨 코미디쇼” “물오른 코믹 여왕”이라고 말하며 그녀의 망가진 연기 장면을 캡쳐해서 온라인에 올리기 바쁘다.
손예진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스타는 이시영이다. KBS 2TV 월화드라마 ‘부자의 탄생’에서 ‘한국의 패리스힐튼’을 연기하고 있는 이시영은 데뷔 후 처음으로 시도한 망가진 캐릭터로 ‘이시영의 재발견’이라는 호평까지 얻었다.
이시영은 재벌가의 딸이라면 으레 ‘도도하고 우아할 것’이라는 시청자의 고정관념을 깨고 파격적으로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드라마의 재미를 주는 핵심으로 떠올랐다. 시청자들도 “이시영이 이렇게 웃긴 사람이었냐”며 그녀의 몸을 아끼지 않는 코믹 연기에 화답하고 있다.
드라마에서 이시영과 라이벌로 출연하고 있는 이보영도 망가지는 데 결코 빠지지 않는다. 드라마에서 ‘생계형 재벌녀’인 그녀는 초반에는 까칠한 성격을 가진 콧대 높은 여자로 등장했지만, 요즘에는 회를 거듭할수록 ‘몸 개그’도 마다하지 않는다. 드라마에서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 사랑에 관해서는 백지 수준의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로부터 ‘엉뚱 쌩뚱’ ‘꽈당 보영’이라는 애칭을 듣고 있다.
여배우들의 기존의 모습을 모두 버리고 망가진 푼수녀로 변신하며 인기를 얻자 드라마 관계자는 “지나치게 완벽한 모습보다는 코믹하고 빈틈이 많은 캐릭터가 호감도를 높이는 동시에 시청자들의 시선까지 사로잡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