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 시장에 부는 복고 열풍

입력 2010-04-13 10: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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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 게이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 게임들
비디오 게임 시장에 레트로(복고풍) 바람이 일고 있다. 각 제작사들은 80년대와 90년대에 큰 인기를 얻었던 게임들을 Xbox360, PS3, Wii 등의 플랫폼으로 속속들이 다시 선보이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360 라이브를 통해 '게임룸'이라는 클래식 아케이드 콘텐츠를 선보이며 이런 레트로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 오랜 부진으로부터의 탈출구는 과거로의 회귀, 소닉 더 헤지혹 4

횡스크롤 점프 액션 게임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슈퍼 마리오'의 성공 이후 '포스트 마리오'를 주창하는 많은 게임들이 있었지만, 세가의 소닉만큼 많은 인기를 얻은 작품은 없었다. 기존의 점프 액션에 마치 레이싱 게임과 같은 속도감을 부여한 '소닉 더 헤지혹'(이하 소닉) 시리즈는 '바람돌이 소닉'이라는 국내 발매명처럼 게임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하지만 16비트 시대가 끝난 이후 등장한 소닉은 갈수록 난해해지는 게임 시스템과 어려워지는 게임 난이도로 인해 '초심을 잃었다'는 평을 받았고, 그 결과 게임의 흥행은 시리즈의 인지도와 함께 곤두박질 신세였다.

오랜 부진에 빠졌던 소닉의 인기를 살리기 위해 세가가 찾은 해법은 바로 원점으로의 회귀였다. 그 결과, 이번에 새롭게 공개된 '소닉 더 헤지혹 4'는 마치 메가 드라이브 시절의 소닉을 보는 듯한 게임 시스템을 갖춘 게임으로 다시 태어났다.

2D의 느낌을 살린 3D 그래픽으로 그려지는 소닉 4는 과거 횡스크롤 액션 게임 시절의 소닉이 보여주던 특유의 속도감과 게임 시스템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또한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소닉 어드벤처' 시리즈에서 사용되던 호밍 어택 시스템을 게임에 차용하고 있어 오리지널 시리즈에선 느낄 수 없던 새로운 재미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현재 공개된 영상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원작의 재미를 살린 것으로 기대된다는 반응부터 캐릭터 모션이 게임의 속도감을 따라가지를 못해 어색하다는 지적과 소닉 1의 재탕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무성의? 과거의 향수 자극? 논란의 중심에 선 록맨 10



소닉 4가 과거의 형식을 빌어와 현대의 그래픽으로 포장하는 방식을 택한 게임이라면, 록맨(미국명: 메가맨) 10은 과거의 형식을 과거의 그래픽으로 그려낸 게임이다. 록맨 시리즈는 1987년 최초로 등장한 이래 개성 있는 보스와 보스의 능력을 흡수하는 시스템, 잘 짜여진 레벨 디자인으로 높은 난이도에서 불구하고 많은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추후 록맨 X, 록맨 제로, 록맨 에그제 등 다양한 시리즈가 등장했지만 정작 오리지널 록맨 시리즈의 후속작은 1996년 PS1으로 발매된 록맨 8 이후 그 명맥이 끊긴 상황이었다. 긴 침묵 끝에 캡콤은 지난 2009년 록맨 9을 발표했고, 이에 게이머들은 반색을 표했다. 하지만 이어서 공개된 록맨 9의 모습은 게이머들을 당황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록맨 9은 과거 8비트 콘솔 시절의 그래픽과 음원을 그대로 차용해서 제작됐기 때문이다. 과거로의 회귀라는 컨셉으로 제작된 록맨 9을 두고 게이머들은 기대감과 비난의 시선을 모두 보냈지만, 막상 게임 발매 이후 호평이 이어졌다. 록맨 특유의 게임성과 적절한 난이도 조절 및 스테이지 디자인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3월 31일 다시 출시된 록맨 10 역시 9편과 마찬가지로 8비트 그래픽과 사운드의 힘을 빌어 제작됐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게임성과 적절한 난이도를 갖추고 있으며, 시리즈 최초로 온라인 멀티 플레이를 통해 코옵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등, 새로운 추가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 이번 작품의 특징.

하지만 게이머들의 반응은 지난 록맨 9 발매 당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들의 전반적인 반응은 '추억을 되짚어 보는 것은 9편 한 번으로 충분했다'는 것이다.

"게임은 물론 정식 시리즈답게 빼어난 완성도를 보이지만, 이번 작품 역시 8비트 형식으로 제작했다는 것은 게이머들을 우롱하는 처사다. 하다못해 SFC로 발매됐던 록맨 7처럼 16비트 그래픽으로만 표현됐더라도 이런 비난은 없었을 것이다"라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 파이널 파이트, 이젠 '게임룸'을 통해 코옵으로 즐기자



오는 4월 15일, 엑스박스 라이브 아케이드로 발매 예정인 '파이널 파이트: 더블 임팩트' 역시 레트로 열풍을 이끌어가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1989년 아케이드를 통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캡콤의 파이널 파이트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을 대표하는 해당 장르의 간판과도 같은 작품.

이번에 PSN 스토어와 엑스박스 라이브 아케이드를 통해 출시되는 '파이널 파이트: 더블 임팩트'는 오리지널 요소는 그대로 유지하고 게이머와 게이머의 친구가 온라인을 통해 코옵으로 게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4:3 화면, 줌 화면, 와이드 스크린 화면 등 세 종류의 화면 방식을 지원하며, 원작에 비해 게임의 그래픽이 보정되어 보다 깔끔한 화면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이번 작품의 특징이라 하겠다.

또한 '파이널 파이트: 더블 이팩트'를 구매하면 캡콤의 또 다른 과거 인기작인 '매직 소드'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눈에 띈다.

'파이널 파이트: 더블 이팩트'와 '매직 소드'가 앞서 언급된 게임들과 차이를 보이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Xbox360의 라이브 아케이드 콘텐츠로 새롭게 선보인 콘텐츠인 '게임룸'용 게임이라는 것이다.

'게임룸'은 과거의 게임들을 구매해 게임룸이라는 가상 공간에 구비하고 혼자서 즐기거나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다. '게임룸'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해 게임룸을 돌아다니거나, 타인의 게임룸에 찾아가 자신에게 없는 게임을 함께 즐기거나 체험해 볼 수 있는 게이머 상호간의 소통을 중시한 콘텐츠라는 것.

오락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하며 놀던 추억을 떠올리도록 만들겠다는 취지로 개발된 '게임룸'을 통해 게이머들은 액티비전, 코나미 등 과거 80년대와 90년대를 수 놓았던 게임 제작사들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이들 게임을 수집하고 각종 테마와 애니메이션을 적용해 자신만의 게임룸을 꾸미고, 자신의 게임룸을 방문하는 게이머들에게 이를 과시할 수 있다는 것이 눈에 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특징적인 것은 게임룸 콘텐츠를 통해 Xbox360 라이브 사용자와 PC의 MS 라이브 사용자가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게이머들은 기존에 Xbox360과 PC로 동시에 발매된 게임들이 콘솔과 PC 상호간의 온라인 플레이를 지원하지 않아 아쉬움을 샀던 것을 생각한다면 '게임룸'의 이런 정책은 환영받을만한 것이라며 호응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고전 게임들의 지속적인 발매를 두고 네티즌들은 "과거의 명작 게임들의 후속작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되는 것은 해당 게임의 팬들에게는 희소식이다"라며, "단지 이들의 이름값에 빌어 졸속으로 제작되는 상황만 오지 않는다면, 이런 레트로 열풍은 게이머 입장에서 환영할만한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김한준 게임동아 기자 (endoflife81@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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