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인양]기관실 바닥이 갑판뚫고 솟구쳐… 강력한 배밑 폭발 있었던듯

입력 2010-04-1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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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미 사진으로 본 침몰원인

어뢰발사체 1세트 유실도 외부서 받은 충격 때문인듯
최종적인 원인 파악하려면 선체 밑바닥 모습 확인해야




천안함의 침몰에 담긴 비밀이 하나둘씩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군 당국이 천안함 함미를 옮기는 과정에 함포와 추적레이더실 등이 12일 수면 위로 노출된 데 이어 13일에는 함미 절단면이 드러난 스틸 사진 2장이 공개됐다.

MBC와 YTN이 각각 입수한 두 사진은 천안함 침몰 직전 뭔가 갑판 아랫부분에서 큰 폭발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침몰 원인은 외부로부터의 어뢰 혹은 기뢰 공격으로 좁혀지고, 좌초 혹은 피로파괴 가능성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게 됐다. 다만 국방부는 13일에도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 “뭔가에 세게 당하긴 한 것 같다”

지난달 26일 천안함이 침몰된 직후 수중 수색작업을 하던 한 잠수요원은 “절단면이 매끈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달 들어 절단면이 수직이 아닌 10도 정도 아래쪽으로 더 들어가 있음이 확인됐고, YTN 사진을 통해 함미 절단면이 너덜너덜 찢겨져 있음이 드러났다.

뒤집어진 V자 모양으로 갑판 아래층 녹색 바닥이 솟아오른 것도 선명하게 드러났다. 사진 속의 녹색 부분은 함정 내부의 우레탄 바닥재다. 해군 함정의 갑판은 함체와 동일하게 회색으로 칠해져 있고, 장병이 생활하는 함정 내부는 미세한 진동을 줄이기 위해 바닥에 고무 우레탄이 깔려있다.



해군 초계정 지휘 경험이 있는 장교들은 갑판 아래층에 있는 기관조종실의 바닥이 아래쪽에서 일어난 폭발로 갑판 쪽으로 밀려 올라온 것으로 해석했다. 그 위를 덮고 있어야 할 연돌(굴뚝) 부위는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초계함 함장 출신의 예비역 해군 중령인 양민순 선린대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충격으로 연돌이 날아간 자리로 치솟아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푼 미사일 발사대 2기, 어뢰 발사체 1세트(3문)가 사라진 것도 함정 아래쪽에서 올라온 충격 때문이라고 많은 이들은 해석했다.

MBC가 입수한 사진에는 뒤집어진 V자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함미 절단면은 윗부분보다 아래쪽이 깊숙이 들어가 있다. 이번 조사과정에 정통한 군 소식통은 “백령도 현장에서 함미의 바닥부분이 크게 손상됐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천안함 함미가 받은 외부 충격은 현장에서 함미 인양작업을 지휘한 인양업체 대표의 증언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88수중개발 정성철 대표는 “적어도 내가 본 부분은 울퉁불퉁 찢겨 있었고… 뭔가에 세게 당하긴 당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 결국 핵심은 배 밑바닥 파손 모습

구옥희 국방부 국방운영개혁관(해군 소장)은 13일 “절단면으로 판단할 때 어뢰 혹은 기뢰로 추정하는 게 자연스럽다”며 “최종적인 판단은 함미와 함수를 인양한 뒤 배 밑바닥을 보면 확연히 드러날 것 같다”고 말했다.

해군에 따르면 어뢰 공격을 받았다면 폭발로 생긴 구멍인 파공(破空)이 눈에 띌 것이고, 이 파공은 철제 외피가 밖에서 안으로 휘게 된다. 그러나 해군 관계자는 “어뢰가 들어온 직후 함정 내부에서 폭발했다면 이 충격으로 함정 표면이 안에서 밖으로 휜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생존 장병이 지난주 기자회견 때 “꽝 하는 소리를 두 차례 들었다”고 진술한 것도 외부 충격에 이은 내부 폭발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 버블제트형 어뢰가 원인이라면 함정 중간 부분이 급격한 바닷물의 상하 운동에 따라 함정 전체가 위아래로 휘었다가 중심 부분이 끊어진 흔적이 있을 것이라고 군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함미 바닥부분 유실이 크다는 1차 보고를 감안할 때 함정 아래쪽에서 외부공격으로 폭발이 생겼고, 그 폭발이 함미 내부를 위쪽으로 치솟게 하는 효과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최종 침몰 원인은 천안함 인양, 침몰 현장 해저 탐색, 절단면 및 파공 분석 등이 종합적으로 마무리되는 5월 이후에 규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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