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구연맹(KOVO)의 조혜정 경기운영위원이 15일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의 여성 감독이 됐다. 2009 동아스포츠대상에서 여자배구부문 시상자로 나서 소감을 밝히고 있는 조혜정 신임감독.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배구사에 한 획 그은 ‘나는 새’ 명성
계약기간 3년…코치 장윤희씨 내정
여자감독-여자코치 더블체제 활짝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여자 감독-여자 코치 ‘더블 체제’가 구축됐다. GS칼텍스는 플레이오프를 마치고 사퇴 의사를 밝힌 이성희 전 감독의 후임으로 한국배구연맹(KOVO) 조혜정(57) 경기운영위원을 선임했다고 15일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3년.
조 신임 감독은 ‘나는 새’라는 애칭으로 한국 여자배구사에 한 획을 그은 왕년의 스타플레이어 출신.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레프트 공격수로 활약하며 구기 종목 사상 첫 메달(동메달)을 따낸 주역이다.
야구스타 출신 조창수(전 삼성 감독대행) 씨와 결혼해 윤희(28), 윤지(19) 등 두 딸도 프로골퍼로 활약하고 있는 ‘스포츠 가족’ 이다.
1977년 은퇴한 뒤 현대건설 코치에 이어 이탈리아 2부 리그에서 코치 겸 선수로 활약했으며, 비치발리볼연맹 사무국장과 KOVO 경기운영위원을 지내 행정 경험도 풍부하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정식 여자팀 지휘봉을 잡은 건 조 신임 감독이 처음이다. GS칼텍스는 조혜정 감독과 함께 장윤희(40) MBC-ESPN 해설위원과 신만근(44) 전 도로공사 감독을 코치로 내정했다.
특히 GS칼텍스 전신 호남정유의 명 레프트 공격수 출신 장 신임코치는 조 감독이 감독 선임을 수락할 때부터 염두에 둔 파트너. 같은 호남정유 출신의 이도희(42) 전 흥국생명 코치와 함께 유력한 후보로 물망에 오른 뒤 최종 낙점을 받았다. 여자 감독-여자 코치의 더블 체제가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구축된 셈이다. 신만근 신임코치는 수석코치를 맡을 전망이다.
GS칼텍스 이재하 부단장은 “올 시즌을 마친 후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다. 여러 가지 구상 중 여성 지도자로 의견이 모아져 조 감독이 적격이라 판단했고 우리가 추구하는 다이내믹하고 재미있는 배구를 구현해 줄 것으로 생각 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