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기자의 ‘추신수 스토리’] 허프<클리블랜드 좌완투수>“추추 홈런에 기뻐서 넘어질 뻔”

입력 2010-04-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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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스포츠동아DB

추신수 8회 역전 3점포덕에 시즌 첫승
“스테이크 대접하겠다” 저녁식사 제안
연일 맹타…타점·타율·홈런 팀내 1위


“경기가 끝난 후 추신수에게 저녁식사로 스테이크를 대접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아마도 추신수(28·클리블랜드)는 팀내에서 새로운 ‘베스트 프랜드’를 얻게 될 것 같다. 이름은 데이비드 허프.

클리블랜드가 텍사스에 3-2로 이긴 16일(한국시간), 추신수의 의미 깊은 홈런 덕분에 큰 선물을 얻게 된 좌완 영건이다. 허프는 경기가 끝난 후 너무 행복한 나머지 추신수에게 스테이크를 사주고 싶다고 제안하기까지 했다. 추신수의 영웅적인 홈런에 대해 무척 고마워했기 때문이다.

허프는 이날 단 2점만을 내주는 완벽한 피칭을 했다. 하지만 이 2점 때문에 클리블랜드는 8회말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텍사스에 0-2로 끌려가고 있었다. 바로 그 때였다. 추신수가 주자 두 명을 둔 채 타석에 들어섰고, 좌완 매트 해리슨의 밋밋한 슬라이더를 강타해 프로그레시브 필드 우측 담장을 넘겼다. 순식간에 승부를 뒤집는 역전 3점 홈런.

허프는 “기뻐서 너무 세게 주먹을 불끈 쥔 나머지 거의 넘어질 뻔 했다”면서 “정말 기가 막히게 좋았다. 내가 완투하기 일보 직전이라는 사실보다 그 홈런 자체에 대해 더 흥분했다. 추신수 덕분에 정말 행복했다”고 감탄했다.

 



물론 그 홈런 탓에 행복하지 못했던 사람도 있다. 텍사스 감독 론 워싱턴이다. 워싱턴 감독은 추신수가 3연전 동안 몰아치듯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추신수는 시카고와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개막 원정 6연전 내내 부진했지만, 텍사스를 상대로 마침내 보폭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10타수 7안타에 홈런 2개, 2루타 2개, 볼넷 3개, 4타점 3득점. 그리고 이 홈런은 당연히 그 중에서도 으뜸가는 활약이었다.

워싱턴 감독은 “추신수는 시리즈 내내 우리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면서 “마침내 큰 일(big one)을 하나 해냈다. 정말 컸다”고 혀를 내둘렀다.

물론 허프에게도 ‘큰 일’이었다. 덕분에 첫 승을 따냈으니 말이다. 하지만 허프는 팀메이트로서 추신수에게 감동받았던 게 처음은 아니라고 했다. “추신수는 정말 훌륭한 선수다. 야구장에 가장 먼저 나오고, 아마도 맨 마지막으로 떠나는 선수일 것”이라면서 “만약 전쟁에 나간다면 참호 안에 꼭 함께 있고픈 사람들 중 한 명이다. 클럽하우스에서 훌륭한 동료다. 내 주변에 그가 있다는 게 좋다”고 했다. 물론 추신수가 결승 홈런을 쳐주는 순간에는 특히 더 그럴 것이다.

앤서니 카스트로빈스는?
1년 내내 클리블랜드와 함께 하고 있는 MLB.com 소속 담당기자다. 스토브리그와 스프링캠프부터 출발해 개막 후에는 홈·원정경기를 가리지 않고 클리블랜드의 162전게임을 모두 현장에서 취재하며 바로 곁에서 추신수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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