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어때, 던져!”… 김경문 감독의 이현승 기살리기

입력 2010-04-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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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현승. 스포츠동아 DB

두산 이현승. 스포츠동아 DB

15일 KIA전 6회까지 노히트노런 역투
교체타이밍 놓쳐 졌지만 부활 큰 소득


두산 이현승(27·사진)은 15일 광주 KIA전에서 선발로 나서 6회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7회 KIA 김상현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며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그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씻는 역투였다. 16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현승은 “이기지도 못했는데…”라고 머쓱해 했지만 “그래도 자신감을 되찾은 것 같아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현승은 선발 등판한 잠실 KIA전과 문학 SK전에서 각각 1.1이닝 6실점(5자책), 3이닝 3실점하며 1패를 기록 중이다. 두산이 우승을 하기 위해 금민철을 내주고 데려온 좌완선발로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서두르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 팀이 현재 잘 나가고 있지 않나. (이)현승이는 팀이 힘들 때 잘 해줄 것”이라고 굳은 믿음을 보였다.

비단 말 뿐만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이현승을 9일 잠실 LG전에서 중간계투로 등판시켰다.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아주기 위한 특별배려. 효과는 확실했다. 2회 1사 후 왈론드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현승은 4.2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특히 3, 5, 6회를 모두 삼자범퇴 시키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15일 광주 KIA전에서도 김 감독의 ‘이현승 기살리기’ 프로젝트는 계속됐다. 당초 5회 이후 계투투입을 준비했었고, 6회 후 투수교체도 고려했지만 김 감독은 “0-0상황이었고 지더라도 끝까지 경기를 맡기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현승의 책임감을 강조하는 김 감독의 뚝심이었다. 이 뚝심은 비록 팀에 1패를 불러왔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현승의 부활’이라는 더 큰 소득을 올릴 수 있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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