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 스포츠동아DB
X선 검사결과 뼈에 이상없어…한숨 돌려
LG 에이스 봉중근은 16일 KIA전을 앞두고 외야에서 펑고를 받은 뒤 걸어나오다 동료타자가 친 타구에 왼쪽 엄지발가락을 정통으로 맞았다. 외야 그라운드에 쓰러진 뒤 부축을 받으며 들어온 그는 신발을 벗고 발가락 상태를 살폈다. 왼쪽 엄지발톱과 엄지발가락이 시간이 지날수록 시커멓게 변해갔다.
LG는 갑작스러운 에이스의 황당한 부상에 비상이 걸렸다. 봉중근은 긴급출동한 앰뷸런스를 타고 KIA 지정병원인 한국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다행히 X레이 촬영결과 뼈에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3∼4일 안정을 취하면 된다는 것. 봉중근은 “초등학교 때 야구를 한 뒤 이렇게 다치는 것은 처음이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야구 관계자들은 “최근 이상하게 광주구장에서 부상이 많이 생긴다”며 광주구장에서의 부상 도미노 현상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난해 KIA 이용규가 펜스플레이를 하다 크게 다쳤고, 두산 이종욱도 광주에서 다이빙캐치를 하다 큰 부상을 당했다. SK 박경완과 LG 김정민도 베이스러닝 도중 발목부상으로 시즌을 접어야했다.
LG는 또한 토픽에서나 나올 법한 희한한 부상이 전통 아닌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김정민뿐 아니라 최원호가 광주경기 후 서울로 이동하다 휴게소에서 계단을 잘못 밟아 발목을 다쳤고, 외국인투수 바우어도 펑고를 받다 손가락 골절로 귀국 보따리를 쌌다.
박용택은 신인 시절 세면대 잡고 팔굽혀펴기 하다 세면대가 무너지면서 손가락이 찢어지기도 했다. 최동수는 경기 전 양치질을 하다 치약이 눈에 들어가는 바람에 경기에 나서지 못한 적도 있다. 김민기는 집에서 누워 있다 아기가 장난을 치면서 테이블이 넘어지는 바람에 이마가 찢어졌다. 차명석 코치는 선수 시절 비 오는 날 슬리퍼를 신고 슈퍼에 라면 사러가다 미끄러져 다친 경험이 있다.
LG 모 관계자는 “봉중근도 황당한 부상이지만 그나마 크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광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