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류현진. 스포츠동아 DB
어떤 투수도 항상 최고의 컨디션일 수는 없다. 운이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팀의 ‘에이스’라면 어떤 돌발 상황에서도 마운드를 지켜야 한다. 16일 청주 넥센-한화전. 1·2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한화 선발 류현진(사진)은 3회초 선두타자 이숭용에게 빗맞은 2루수 앞 내야안타를 맞았다. 2루수 정원석이 소위 ‘2익수’ 수비를 한 것이 화근이었다. 기분이 좋을 리 없는 류현진은 적시타를 맞았고, 송구실책까지 범하며 3실점했다. 평소 칼날 같던 제구력을 자랑했지만 공은 가운데로 몰렸다. 4회 초에도 추가실점. 한화는 0-4까지 뒤졌다. 다른 투수 같았으면 쉽게 흔들렸지만 에이스는 달랐다. 류현진은 5회부터 안정을 되찾으며 8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고,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천신만고 끝에 시즌 3승. 한화 승수의 절반을 류현진이 책임진 셈이다. 어떠한 악조건 속에서도 고군분투. 에이스의 힘은 이런 것이었다.
청주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