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5연타석 아치…프로 데뷔 1호 대포… ‘홈런공장’ 청주구장

입력 2010-04-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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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연타석 아치…프로 데뷔 1호 대포…
‘홈런공장’ 청주구장의 기분좋은 추억


청주구장은 소문난 홈런공장이다.

중앙펜스는 110m로 프로야구가 열리는 구장 가운데 가장 짧다. 좌우측은 98m로 평범한 수준이지만 좌·우중간이 짧아 홈런타자들에게는 맞춤형 구장. 외야그라운드가 펜스 쪽으로 내리막 경사라서 비거리가 더 나온다는 설도 있다.

1988년 실업야구에서 강기웅(전 삼성)이 기록한 5연타석 홈런도 청주에서 나왔다. 한화 이종두 수석코치는 “청주에 오면 짧은 거리를 의식해 스윙이 커지는 경우가 있다”면서 “욕심만 컨트롤 한다면 확실히 타자들에게 유리한 구장”이라고 했다. 16일 넥센-한화전을 앞둔 청주구장의 프리배팅. 한화 4번타자 이도형이 연신 홈런타구를 뿜어내자, 이에 질세라 넥센 4번타자 강정호의 타구도 좌측관중석 상단을 강타했다.

한화 장종훈 타격코치는 “여기는 바람의 영향이고 뭐고, 뜨면 넘어 간다”며 왕년을 추억했다. 넥센 김성갑 코치는 “이곳은 내가 프로 데뷔 1호 홈런을 날렸던 곳”이라고 소개했다. 김 코치의 프로필 신장은 168cm. 하지만 이보다 작다는 것이 정설이다. 11년간 프로에서 뛰면서 통산홈런은 14개뿐. 데뷔 1호 홈런도 구장 덕을 좀 봤다. 김 코치는 “오늘 야구장에 나오면서 데뷔홈런 얘기를 했더니 통산 홈런이 200개가 넘는 김동수 코치가 콧방귀를 뀌더라. 하지만 1년에 홈런 하나씩 치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기억이 담긴 곳”이라며 웃었다. 투수들에게는 무덤과 같지만, ‘거포든 똑딱이든’ 타자라면 즐거운 곳. 이 날 경기에서도 한화 김태완이 4회말 시즌5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청주|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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