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천방지축’ 오지환? ‘믿을맨’ 오지환!

입력 2010-04-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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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 스포츠동아DB

오지환. 스포츠동아DB

땅볼 놓치는 실책…한때 ‘미운오리’
KIA전 쐐기 스리런포…잠재력 폭발


LG 2년생 유격수 오지환(20)을 보면 꼭 ‘물가에 내놓은 어린아이’처럼 불안하다. 방망이 자질이나, 빠른 발, 강한 어깨 등 야구소질을 하나하나 놓고 보면 대성할 재목임에 분명하지만, 언제 어디서 돌발상황을 만들지 모를 ‘움직이는 화약고’이기 때문이다.

수비만 놓고 보면, 어떨 때는 날렵한 동작으로 어려운 타구를 손쉽게 척척 처리하기도 하지만 평범한 타구를 떨어뜨리거나 악송구를 범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또한 의욕만 앞세운 나머지 오지랖 넓게 타구를 쫓아가다 오히려 동료 수비수를 방해하기도 한다. 그의 앞으로 타구만 가면 가슴부터 ‘철렁’ 하는 게 사실이다. 아직 타격도 거칠고, 예상하지도 못한 상황에서의 주루사와 견제사 등 주루플레이도 미숙하다. 지난해 LG 1차지명을 받고 기대를 모은 오지환은 올해 처음 1군 무대에 데뷔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모습은 한마디로 ‘천방지축’이다. 주위를 둘러볼 경황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 박종훈 감독은 시즌 개막 후 1경기를 제외하고 줄곧 그를 선발명단에 넣고 있다. 그만큼 그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불안요소는 결국 경험을 통해 극복될 문제로 보고 있다.

오지환은 16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전에서 불안감과 기대감이 공존하는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1회말 선제점을 허용하는 과정, 1사 2루서 3번타자 나지완의 평범한 땅볼을 가슴에 맞고 떨어뜨리는 실책을 범했다. 물론 그동안 기록되지 않은 실책도 많았지만 공식기록상 시즌 5번째 실책이다.

그러나 그 이후 성장 잠재력이 얼마나 큰지를 또렷이 보여줬다. 타격이었다. 0-2로 뒤진 5회초 1사 1루서 좌익선상 2루타를 날리며 동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KIA 새 외국인투수 매트 라이트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으로 끌려가던 팀에 첫 안타를 안겼다. 7회에도 중전안타. 8회초 대타 최동수의 적시타로 3-2로 앞선 상황에서 등장한 그는 KIA 불펜의 핵인 곽정철을 상대로 총알 같은 중월 3점홈런을 날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3월 27일 삼성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홈런포를 날린 뒤 시즌 2호 홈런. 9회에는 볼넷을 고르면서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1경기 3안타를 기록한 것은 11일 잠실 두산전 이후 시즌 2번째. 시즌 초반 1할대에 허덕이던 타율은 0.279까지 치솟았다. ‘천방지축’ 오지환이 감독의 기대에 서서히 부응해가며 써나가는 프로 적응기가 흥미롭다.


● LG 오지환 코멘트= 경기 초반에 나온 실책을 만회하고 싶었다. 홈런은 초구 직구를 노리고 들어갔다. 그것이 주효했다. 타격시 시즌 초반에는 중심을 뒤에 두고 쳤는데 잘 안 맞았다. 최근 무게 중심을 앞으로 옮기면서 잘 맞고 있는 것 같다.

광주|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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