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포커스] 이채영 “호기심 많은 20대 게으름 피울 틈 없어요”

입력 2010-04-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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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도, 생각도 건강한 연기자 이채영. “30대에는 여배우로 인정받고 싶다”라는 그의 말에서 한 걸음씩, 쉬지 않고 전진해나가겠다는 굳은 의지가 엿보인다.

■ 예능·연기 전천후 활동

MC·드라마 이어 내달 영화까지
지금은 도전 자체를 즐기는 나이
30대엔 여배우로 인정 받겠죠?


호기심이 많으면 게으름을 피울 틈이 없다.

“20대엔 무엇이든 부딪혀보고 싶다”고 당당히 말하는 이채영(24)은 그래서 궁금한 것도, 하고 싶은 일도 많은 연기자다.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는 성격 탓에 그녀는 1년 동안 일일드라마와 버라이어티는 물론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의 얼굴로도 활동했다.

또한 5월부터는 영화 촬영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도전한다. ‘왕성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부지런한 활동이다.

“제가 중고등학교 때 일탈을 했다면 지금 연기하기가 좀 수월했을 거예요. 상처받고 부딪혀야 할 나이에 너무 제 안에 갇혀 있었어요. 지식은 없는 데 머리만 크는 느낌이랄까? 하하. 농축된 삶을 살고 싶어서 지금은 어떤 일이든 도전하려고요.”

○ 드라마·영화·예능 넘나드는 전천후

이채영은 이 달 막을 내린 SBS 일일드라마 ‘아내가 돌아왔다’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민이현 역으로 6개월 동안 시청자와 만났다.

또한 KBS 2TV ‘스타골든벨’ 진행자로 매주 토요일마다 경쾌한 웃음을 주고 있다. 드라마에선 악역, 버라이어티에서는 엉뚱한 캐릭터인 까닭에 둘이 같은 사람이란 걸 눈치 채기기는 쉽지 않다.

이채영이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건 2008년 방송한 사극 ‘천추태후’부터다. 대학(단국대)에서 연출을 전공하다 연기에 본격적으로 도전한 때도 이 시점이다. 이채영은 “처음엔 잘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렸는데 선배들과 촬영을 다니며 작은 판타지 속에 있는 느낌을 받았다”며 “결과를 떠나 연기는 인간 대 인간의 만남을 만들어준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여배우로 인정받는 시기는 30대가 아닐까”라고 말하는 이채영은 그래서 20대에는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욕심나는 분야에 적극적으로 도전할 생각이다.

5월 중순부터 영화 ‘고래를 찾는 자전거’ 촬영을 시작하고 비슷한 시기 MBC가 금요일 밤 10시에 신설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원더우먼’에도 출연한다.

“영화는 휴먼스토리에요. 출연 비중은 작지만 따뜻한 이야기에서 행복한 연기가 끌렸어요. ‘원더우먼’은 여자에 대한 편견을 깨는 프로그램이에요. 여자 5명이 팀을 이루는데 운전을 못하고 기계를 다루지 못한다는 편견에 맞서 직접 체험하는 내용이에요.”

○ “연극·뮤지컬 무대 꿈꿔요”

그녀는 요즘 시상식 레드카펫 때 화려한 스타일로도 자주 화제를 모은다. 그러나 사실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한 번도 연예인을 꿈꾸지 않은 평범한 생활을 했다.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에만 들어가 달라”는 부모의 당부로 3학년에 올라가자마자 연극영화과 수시모집에 무작정 지원했다. 그 흔한 연기 과외 한 번 받지 않고서였다.

당시 경쟁률은 88대 1. 실기시험에 주어진 시간은 3분이었지만 이채영은 당돌하게 시낭송까지 하겠다고 우겼고, 유일하게 외우고 있던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읊었다.

“시를 읊다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너무 어이가 없었어요. 시의 내용이 정말 잔인하지 않아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눈물을 펑펑 쏟았죠.”

대학에 입학한 뒤 이채영은 2년 동안 연출을 공부했고 영국 유학을 준비했다. 그런데 유학을 앞두고 교수님의 권유로 올랐던 대학 연극 무대에서 연기의 매력을 처음 맛봤다.

대학입학부터 지금까지 다른 사람과는 조금 달리 엉뚱하게 흘러온 것 같지만 이채영은 가치관과 목표가 뚜렷하다.

“제 본명이 이보영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이채영으로 살고 있으니 이보영의 삶에 조금 미안해요. 나중에 다시 이보영의 삶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우울하거나 힘들지 않도록 둘 모두에게 충실하고 싶어요.”

미소도, 생각도 건강한 이채영의 꿈은 연극 무대에 서는 것. “아직 내공이 부족하지만 언젠가 연극이나 뮤지컬로 무대작업을 경험해보겠다”고 말하며 치아가 다 보이도록 시원한 미소를 보였다.

이해리 기자 golf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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