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KISS] 16강, 고도 적응에 달렸다

입력 2010-04-2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최근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남아공월드컵에서 “사고치고 싶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정말 이번 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은 국민들에게 장롱 속에 숨겨져 있던 태극기가 아닌 붉은 악마 셔츠를 꺼내 입고 또 한 번 대한민국을 외치는 환희의 기회를 주길 바란다.

이번 남아공월드컵은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요인들이 대표팀의 경기력을 발휘하는데 발목을 잡고 있다. 그 중 시차, 계절, 고도 등 다양한 자연 환경적 요인이 선수들의 최상의 컨디션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차와 고도는 다른 요인보다 더 악영향을 가져다 줄 것이다. 과거 많은 스포츠 종목에서 국제대회에 참가한 후 경기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 원인을 대부분 시차라고 얘기한 적이 많았다. 실제로 경기에서 시차적응 실패는 경기력을 저하시키는데 크게 작용한다.

남아공과의 시차는 B조에 속한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는 1시간에서 4시간 정도이지만 한국은 7시간의 시차다. 참가국 중 가장 불리한 여건이다. 그러나 시차는 시간수 만큼 일찍 경기 장소에 도착해 생활하면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에 해결이 가능한 환경요인이다. 즉 생리적으로 1시간의 시차는 1일 먼저 도착하면 자연적 시차적응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남아공과의 시차가 7시간이라면 경기 7일 전에 도착해 그곳에서 적응훈련을 하면 된다.

그렇다면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바로 고도라는 경기장 환경요인이다.축구경기는 경기시간 내내 최대능력의 약 70∼75%% 수준으로 90분 이상을 뛰어다니는 경기여서 유산소성 지구력 능력이 매우 요구되는 경기이다.

특히 두 번째 아르헨티나와 경기를 갖는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은 해발 1750m 높이의 경기장으로, 강인한 체력을 가진 선수만이 이 경기장에서 제대로 뛸 수 있다.

흔히 고지대에서 나타나는 선수의 생리기능은 호흡량 증가, 산소 소비량 증가, 피로 누적 증가, 수분량 감소 등으로 운동에 필요한 최대 유산소성 능력이 감소되고 또한 심리적으로도 집중력 및 인지능력이 감소되어 경기수행력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이번 월드컵에서 높은 해발고도의 경기장 환경은 한국대표팀 경기력 발휘에 발목을 잡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요인은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팀도 홈경기가 아니므로 같은 조건에서 악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환경요인을 간파해 빨리 적응하는 훈련방안을 모색, 실천한다면 16강 진입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남아공의 고도 경기장에 빨리 적응하기 위한 훈련방법, 이동, 영양섭취, 경기운영법 등 다양한 접근에 의한 최고의 경기력 수행력을 완성시켜 사고치고 싶어 하는 감독의 말이 씨(?)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윤성원 KISS 수석연구원
SBS 핸드볼해설위원으로 대표선수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계획한 재활이나 훈련프로그램 설계가 국제경기에서 좋은 결과로 나타날 때 보람을 느낀다는 집념의 연구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