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Q|체험 승마의 현장] 말 처음타는 티아라, 말이 갑자기 가스 내뿜자…

입력 2010-04-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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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체험이 신기한 듯 소연(사진 앞)이 미소 띤 얼굴로 말을 타고 있다. 큐리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소연의 뒤를 따르고 있다.

승마체험이 신기한 듯 소연(사진 앞)이 미소 띤 얼굴로 말을 타고 있다. 큐리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소연의 뒤를 따르고 있다.

■ 티아라 소연·큐리 승마장 가는 길

걸 그룹 티아라의 두 소녀, 소연과 큐리가 말에 올랐다.

한국마사회가 2010년 야심차게 펼치고 있는 ‘전 국민 말타기 운동’의 강습을 직접 체험했다. 전 국민 말타기 운동은 많은 이들이 승마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국민 스포츠로 정착하기 위해 시행하는 캠페인. 2009년 시범 사업을 통해 2500여명이 승마를 체험했고 올해는 5000여명이 탈 전망이다. 소연과 큐리도 이에 동참했다.

처음으로 진짜 말을 탄다는 두 소녀. 하지만 이들에게 두려움은 없었다. 오히려 신나게 승마를 즐겼다. 두 소녀의 짜릿한 승마 도전기를 소개한다.
승마모 고쳐 쓰며 “폼 나나요?”
강습용 말에 “몇살이니” 말도 걸고
살짝 겁먹은 큐리 “낮은 말 없어요?”
소연인 망아지 마냥 좋아 날뛰고
“태워줘 고마워…각설탕은 내맘이야”


다소 쌀쌀한 바람이 불었던 22일 오후. 소연과 큐리를 태운 흰색 밴 승합차가 경기도 과천 한국마사회 승마훈련원에 도착했다. 이날 강습을 맡은 한국마사회 승마훈련원 백승수 교관과 짧은 인사를 나눈 뒤 두 소녀는 승마 복장을 갖추러 탈의실로 이동했다.

사실 말을 타는 데 ‘대단한’ 복장이 필요한 건 아니다. 승마를 전문적으로 즐기는 사람들은 마복을 입지만 그저 스키니진에 운동화, 장갑만으로도 충분하다. 윗옷은 편한 걸로 아무 것이나 입어도 되지만 안전을 위해 승마모는 반드시 써야 한다. 두 소녀, 승마모를 쓰는 게 쉽지는 않은가보다. 헐렁한 모자를 얼굴에 맞추고, 스타일까지 챙겨야 하니 말이다. 백 교관의 “빨리, 빨리”라는 재촉에도 두 소녀는 “스타일이 중요해”라며 매무새를 만진다.

이어 이날 함께 호흡 맞출 말이 배당됐다. 소연이 탈 말은 ‘폭스락’, 큐리의 말은 ‘드라이버3’. 모두 강습용 말로 온순하다. 큐리보다 한 살 어린 소연이 먼저 신기한 기색을 드러낸다. 폭스락의 말 갈퀴를 만지며 “까맣구나. 너는 몇 살이니”라며 애정을 보인다. 백 교관이 18살이라고 하자 깜짝 놀라며 “나이가 많구나. 누나 스타일이 어때?”라며 애교를 부린다. 큐리도 “어쩜 너무 귀여워”라며 드라이버3를 쓰다듬는다.



마장으로 이동해 본격적인 강습이 시작됐다. 백 교관이 간단한 브리핑을 시작했다. “팔 길이만큼 등좌를 조절하세요. 여기 발거는 데요. 그래야 편하게 앉을 수 있어요. 왼발을 한 쪽 등좌에 걸고 원, 투, 쓰리 하면서 반동을 이용해 말에 올라가면 돼요. 어렵지 않아요.”

소연이 먼저 올라타려고 준비한다. 백 교관의 “원, 투, 쓰리”에 맞춰 도움을 받아 몸을 ‘붕’ 하고 올린다. 가뿐하게 올라탄다. “와∼너무 신나요. 공기가 다른데요.”

큐리는 약간 걱정하는 눈치다. “얘는 왜 더 높아?”라며 볼멘소리도 해 보지만 승마를 하러 이 곳까지 왔으니 이미 엎질러진 물. 백 교관이 가르친 대로 하자 걱정과는 달리 쉽게 말에 올라탄다. “무섭기도 한데, 너무 신기해요”라며 미소 짓는 큐리. 막상 말에 올라타자 오히려 여유가 생긴 듯한 모습이다. 궁금증에 질문까지 쏟아낸다. “얘는 왜 이빨을 계속 움직여요? 쉴 새 없이 움직이잖아요.” 말의 세세한 동작까지 보는 큐리다.

백 교관의 강습이 다시 이어졌다. “박차를 가하면 말은 앞으로 나아가요. 박차 알죠? 양발로 말의 배를 차요. 왼쪽으로 가고 싶으면 고삐를 왼쪽으로 당기고, 오른쪽으로 가려면 오른쪽으로 당겨요. 서고 싶으면 세게 고삐를 당기면 돼요.”

말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자 소연의 얼굴은 발그라니 상기된다. 원 모양의 마장에서 방향 전환은 필수. 고삐를 왼쪽으로 당기자 말이 방향을 잡으며 자연스럽게 돌기 시작했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말이 나아가자 아드레날린이 샘솟는 소연. “놀이기구는 못 타는데 이건 너무 재미있는데요. 뛰는 것도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큐리도 박차를 가해 소연의 말을 따라갔다. 왼쪽, 오른쪽, 다시 왼쪽, 이런 식으로 고삐를 번갈아 당기며 ‘운전감’을 익힌다. 이내 얼굴을 약간 찡그린다. 엉덩이가 아파서다. 하긴, 처음 승마할 때 안장에 닿은 엉덩이가 어찌 불편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내 익숙해지는 모습이다.

생각보다 말을 잘 타는 두 소녀를 본 백 교관은 흐뭇한 얼굴이다. “뛰어볼래요?”라고 제안까지 했다. 떨어질까 걱정하는 두 소녀에게 “절대 안 다친다. 99%%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소연은 “정말 안 다치는 거죠? 그럼 해볼게요”라며 달리기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전보다 좀 더 세게 박차를 가하자 말은 달리기 시작했다. 걷고 있는 큐리의 말을 금세 추월한다. 더욱 신나는 표정의 소연. 말이 가스를 내뿜자 “얘가 방귀 뀌었어요”라며 ‘까르르’ 웃음을 터뜨린다. 생전 처음 말을 타는 거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능숙한 모습이다.

반면 큐리는 걷는 게 좋은 모양이다. 몇 걸음 달리다가 다시 정속으로 걷는다. “이게 더 편해요. 뛰는 것보다 걸어갈 때 느낌이 더 좋아요.” 이제 내릴 차례. 첫 도전에 성공한 두 소녀는 내려오는 동작도 여유롭다. 다시 마구간으로 온 두 소녀는 환상의 호흡을 맞춘 말에게 칭찬의 선물을 준다. 말이 좋아하는 각설탕이다. 손바닥에 올린 각설탕을 핥는 말에게 “넌 내 스타일이야”라며 애정을 아끼지 않는다.

과천(경기)|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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