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사 불신·선수들 파벌 후유증은 커
원아시아투어에 절대로 출전하지 않겠다던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선수회가 이틀 만에 보이콧 방침을 철회하고 대회에 출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선수회(회장 박도규)는 29일 오후 2시 송파구 협회 사무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7일 발표했던 원아시아투어 출전 보이콧을 철회하고 5월6일부터 열리는 매경오픈에 출전하겠다”고 했다.
전날까지만 선수회의 입장은 강경했다. 그러나 대한골프협회가 원아시아투어의 국내 프로선수 출전인원을 60명까지 보장한다는 등의 합의를 선수회와 이루어내면서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와 함께 양측은 기존 국내대회를 더 이상 원아시아투어에 편입시키지 않기로 약속했다.
대한골프협회는 선수회와 원만한 합의를 이룬 즉시 협회 홈페이지에 5월6일부터 경기 성남 남서울 골프장에서 열릴 예정인 GS칼텍스 매경오픈에 출전할 국내 프로선수 7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대한골프협회는 “29일 오후 5시까지 참가신청을 받겠다. 선수들이 후원업체와의 관계를 고려해 양보한 측면이 있다. 협회도 60명 출전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
KPGA 선수회 박도규 회장은 “당초 우리의 취지와는 달리 출전 거부가 타이틀 스폰서나 선수 후원기업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국내 프로골프 발전을 위한다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합의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악의 사태를 피한 것은 반길 일이지만, 이번사태는 비난의 여론을 피하긴 어렵게 됐다.
KPGA 선수회는 지난 27일 총회를 열고 “원아시아투어와는 더 이상 어떤 협상도 없다. 무조건 대회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초강경 입장을 발표했다. 이 같은 강경 입장에서 이틀 만에 대회에 출전하겠다고 돌아선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도 있다.
이번 사태로 KPGA 선수회는 선수들 간의 파벌이 생겼다. 후원사와 대회 주최사, 골프팬에게 안겨준 실망감도 단기간 회복하기 힘들게 됐다. A선수는 “지난 2주 동안 갖가지 소문이 무성했다. 선수들 간에도 출전 강행과 거부하겠다는 세력으로 나뉘어 보이지 않는 파벌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