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데뷔한 DJ D.O.C의 목표를 두고 김창렬은 “나이를 멋있게 먹은 악동이 되는 것” 이라고 말했다. 6년 만에 새 음반을 발표하는 DJ D.O.C의 이하늘, 김창렬, 정재용(왼쪽 부터). [사진제공=부다사운드]
불혹이 코앞…약해지는 모습에 깜짝
그래도 우리는 톡톡 튀는 DJ D.O.C
멋있게 나이 먹은 ‘악동’ 보여주고파
“눈물이 많아졌다.”
그룹 DJ D.O.C의 복귀가 임박한 요즘, 김창렬은 이하늘, 정재용과 함께 새 앨범 작업에 한창이다. 이들이 새 음반을 내놓기는 정규 6집 이후 무려 6년만이다.
곧 빛을 보게 될 새 음반 이야기를 꺼내자 김창렬은 DJ D.O.C의 데뷔 때부터 이하늘이 키워온 강아지 ‘망치’를 화두로 올렸다.
“이제는 나이를 먹어 백내장에 걸려 잘 보지도 못 한다”며 그는 인터뷰 도중 오가던 소주의 힘이 불현듯 솟구친 탓인지 눈가에 촉촉한 물기가 베어 나왔다.
“이번 앨범에 ‘망치 스토리’란 노래가 있지요. 망치의 살아온 세월은 DJ D.O.C의 역사이기도 해요.”
혈기넘치던 20대 젊은이에서 어느덧 불혹의 나이로 향하고 있는 DJ D.O.C. 김창렬은 “이제 멤버 셋의 나이를 합치면 116살”이라고 소리 내어 웃었다.
그는 “세월이 그렇다”는 의미 있는 말을 던졌다. 그리고 지난 6년간 멤버들이 달라진 게 있다면 “그건 눈물이 많아졌단 것”이라고 말했다. KBS 2TV에서 방영 중인 ‘천하무적 야구단’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느냐며 그는 “요즘 (이)하늘이 형은 진짜 뭐만 하면 운다”고 했다. 그 말 속에 녹아있는 표정은 ‘연민’이란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끔 멤버들이 모여 언제까지 DJ D.O.C로 활동할 수 있을까하는 주제로 술잔을 기울이지만, 여전히 기약은 없다. 언젠가 리더 격인 이하늘이 “이번 앨범 내고 딱 2년 남았다”고 혼잣말하는 것을 들었으나 김창렬은 “사람 일은 모르는 것 아니냐”며 그저 웃기만 했다.
새 앨범으로 다시 화제를 돌렸다. 6년 만에 돌아온 DJ D.O.C의 음악적 색깔은 여전할 것이란 게 김창렬의 귀띔이다.
그는 “나이를 멋있게 먹은 악동이 되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다른 뮤지션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노래로 들려주겠다”는 말로 기대감을 품게 했다.
“DJ D.O.C가 대중 가수인 것은 맞는데…. 늘 그래왔듯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게 있잖아요. 그게 어디 가겠어요?”
팬들을 위해 그는 “5집 음반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란 보다 구체적인 설명도 늘어놨다. 아이돌이 대세인 요즘 가요계에서 과연 DJ D.O.C는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김창렬은 국내 대중음악의 “음악적 다양성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