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브레이크] 저승사자 특훈…“재미가 아주 죽여줘요∼”

입력 2010-05-13 19: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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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배 비켜줘요”  긴장보다는 여유가 느껴진다. 컨디션 조절을 위한 체력 훈련은 베르하이옌 피지컬 트레이너의 적절한 강도 조절로 인해 사뭇 즐거워 보인다. 김보경 이승렬 김동진 오범석(왼쪽부터)이 이어달리기를 하고 있다.
파주|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남아공월드컵을 준비 중인 대표팀에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피지컬 트레이너의 본격적인 훈련 프로그램이다. 1월 남아공 전훈부터 허정무호에 가세한 베르하이옌 트레이너는 10일 소집 이후 계속해서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다양한 체력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선수들의 지루함을 덜어주고, 훈련 강도를 조절하는 노하우를 선보이고 있다.


● 훈련 효과와 재미는 동시에

13일 훈련에서 베르하이옌은 중앙선과 평행하게 폴 6개를 10m 간격으로 박았다. 중앙선과의 거리는 20m. 중앙선에도 폴 7개를 세우고 훈련을 진행했다. 선수들은 폴을 ‘ㄹ’자 모양으로 뛰면서 몸을 풀었다. 짧은 10m는 간단한 몸 풀기 체조와 스트레칭, 20m는 전력질주를 했다. 본격적인 훈련 전에 몸을 풀면서도 심폐지구력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었다.

이어 선수들을 2팀으로 나눠 이어달리기를 했다. 몸싸움도 허용했다. 경쟁심을 불러일으키는 몸싸움을 통한 파워 향상도 도모하는 훈련이었다. 또 선수들이 지루해할 수 있는 달리기 훈련에 재미의 요소를 포함시킨 아이디어가 빛났다.


● 매일 바뀌는 훈련 프로그램

베르하이옌은 2002한일월드컵과 2006독일월드컵에서처럼 다양한 훈련 방법을 허정무호에도 적용하고 있다. 그가 체력훈련을 지휘한 지난 3일간의 프로그램이 모두 달랐다.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몸을 풀 때 대부분의 스트레칭 동작은 같다. 하지만 때로는 짧은 거리를, 때로는 긴 거리를 이동하거나 동료들을 이용해 스트레칭하는 등 방법을 다양화하며 지루함을 없앴다.

패스 훈련도 마찬가지. 단순한 직전 패스부터 시작해서 패스의 방향 전환, 볼 터치 수의 증감 등으로 선수들이 좀 더 재미를 느끼게 했다. 단순하게 박스 형태로 서서 패스하는 것을 비롯해 ‘Y’자로 패스하는 등 훈련 형태도 매일 바꿨다.

허 감독은 “이틀간 체력에 중점을 뒀다. 어제 체력측정결과 편차가 많은 선수들이 나왔는데 아직 시작에 불과하고, 월드컵 본선 직전까지 (체력훈련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베르하이옌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발전시켜주고 있다”고 믿음을 나타냈다.

파주|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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